대만의 자부심 'TSMC'… 혁신관 투어는 관광 [반도체의 나라 대만을 가다 (중)]
성장궤적·혁신 엿볼 유일한 창구
月 2000명 방문·1년치 예약 꽉차
벽면 채운 기술로드맵 시선 압도
"아들에게 보여줄 위대한 유산"
가족 단위 현지인 발길 이어져
【파이낸셜뉴스 신주(대만)=최혜림 정원일 기자】 철저히 베일에 싸인 대만의 '호국신산'. 전 세계 반도체 패권을 쥔 TSMC의 본사와 공장은 직원이 아니면 출입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엄격히 통제된다. 일반에 공개되는 정보 역시 극히 제한적인 가운데, 이들의 성장 궤적과 혁신을 엿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창구가 있다. 바로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혁신관'이다.
이달 초 찾은 혁신관은 평일 오전임에도 대만 경제를 넘어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꾼 TSMC의 탄생 비밀을 확인하려는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TSMC는 대만에서 기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을 넘어 국가의 경쟁력과 안보를 상징한다. 혁신관에 반도체 업계 종사자부터 학생, 가족 단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혁신관 관계자는 "최근 1년 동안은 늘 예약이 꽉 차 있는 상태"라며 "월 2000명 정도가 방문하는데 체감상 절반은 해외 관광객이고, 나머지는 반도체 업계 관계자와 현지인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찾아오며, 이제는 대만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코스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전시관 입구를 채운 것은 화려한 최첨단 반도체가 아닌, 창업자 모리스 창의 사진과 TSMC의 묵묵한 성장사였다. 투어 시작과 함께 스크린에 "TSMC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모리스 창의 핵심 철학이 나타나자 곳곳에서 카메라 셔터가 터졌다. 지난 1985년 세계 최초로 '전문 파운드리'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며 반도체 생태계를 뒤집은 TSMC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전시실 한편의 유리 진열장에는 모리스 창이 대만 정부에 제출했던 파운드리 사업 모델 제안서와 창립 초기 사업계획서 원본이 놓여 있었다. 오늘날의 거함을 탄생시킨 '한 장의 아이디어'가 출발한 자리다.
벽면을 가득 채운 기술 로드맵도 시선을 압도했다. 1999년 0.18마이크로미터(㎛) 공정에서 출발한 TSMC는 7나노·5나노·3나노를 거쳐 현재 2나노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로드맵의 끝자락에는 2028년 양산 목표인 1.4나노(A14) 공정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은 한 기업이 세계 반도체 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한 뚝심 있는 과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와 혁신관 방문을 위해 칠레에서 대만을 찾았다는 다니엘(37)은 "과거 미국이 주도하던 반도체 산업에서 대만이 지금과 같은 압도적 영향력을 갖게 된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TSMC가 어떻게 글로벌 산업의 핵심 축으로 성장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에게 혁신관은 단순한 기업 홍보관을 넘어 '국민 기업'의 자부심을 되새기는 공간이었다.
아버지가 TSMC 창립 초기 멤버였다는 토니(39)는 아내와 아들의 손을 잡고 혁신관을 찾았다. 그는 "아들에게 대만 반도체 산업의 위대한 성장 스토리를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며 "TSMC는 우리 가족에게도, 대만이라는 국가 전체에도 너무나 특별한 의미를 갖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kaya@fnnews.com 최혜림 정원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