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교육감 성향 엇갈린 4곳… 유보통합·늘봄학교 등 '협치 시험대'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묻다]
서울·충북·대전·세종 '동거 체제'
수장 간 호흡이 정책 성과 좌우
교육서비스 개선 위해 힘 모아야
서울·충북·대전·세종 등 4개 시도에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의 정치 성향이 엇갈리는 '이념적 비동조화' 지형이 형성되면서 민선9기 교육행정의 최대 변수로 협치 능력이 떠올랐다. 유보통합과 늘봄학교, 학교복합시설 조성 등 주요 교육·복지 사업이 지자체와 교육청의 공동 재원 분담과 행정 협력을 전제로 하는 만큼 수장 간 관계 설정이 학부모 체감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서울이다. 보수 성향의 오세훈 시장과 진보 성향의 정근식 교육감이 향후 4년간 수도 서울의 교육과 행정을 이끌게 됐다. 지방에서는 충북의 진보 성향 신용한 지사와 보수 성향 윤건영 교육감, 대전의 진보 성향 허태정 시장과 보수 성향 오석진 교육감, 세종의 진보 성향 조상호 시장과 보수 성향 강미애 교육감 등에서도 성향이 엇갈린 '동거 체제'가 시작됐다.
다만 서울에서는 선거 직후부터 협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정 교육감은 지난 4일 당선 후 첫 출근길에서 "지방선거 결과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점을 충분히 유념하고 있다"며 "앞으로 오 시장 및 새로 선출된 구청장들과 좀 더 자주 만나 꼭 필요한 정책 협의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선거는 끝났고 이제 다시 서울교육의 시간"이라며 정당과 진영을 넘어선 실용적 협력을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현장체험학습 정상화를 위해 경기·인천 교육감과 공동 대응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특히 유아 무상교육 재원과 관련해서는 교육청 50%, 서울시 30%, 자치구 20%의 '5대 3대 2 분담 구조'를 제시하며 재정 협의를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교육 정책의 상당 부분이 교육청 단독 사업이 아니라 지자체와의 재정 매칭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협치 의지가 실제 정책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경제·행정 전문가들이 성향 불일치 구조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늘봄학교 전면 확대와 유보통합, 학교복합시설 조성, 교육경비보조금 지원, 지역 맞춤형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사업 등은 예외 없이 지자체와 교육청의 공동 재원 부담과 행정 조율이 필수적이다.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돌봄서비스 확대와 교육복지 사업 집행이 지연되고, 지역 인재 양성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결국 민선9기 4개 지역의 '엇갈린 리더십'은 갈등의 상징이 아니라 협치 역량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의 실용적 협력 모델이 안착할 경우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지만, 반대로 정치적 대립이 반복될 경우 학부모와 학생들이 체감하는 교육 서비스의 질 저하와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4년간 이들 지역 수장이 보여줄 상생의 성과는 현행 교육자치 제도의 실효성을 가늠할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만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