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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작게' 아닌 '더 높게'…IBM, 0.7나노 시대 열었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IBM이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대폭 개선한 0.7나노미터 기반의 반도체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IBM
IBM이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대폭 개선한 0.7나노미터 기반의 반도체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IBM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IBM이 1나노미터 이하 공정을 적용한 세계 최초의 반도체 기술을 공개했다.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세워 같은 공간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구현해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인프라, 차세대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산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된다. IBM은 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IBM은 25일 0.7나노미터 노드 기반의 새로운 반도체 기술을 선보였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는 트랜지스터를 좌우로 촘촘히 배치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높여왔다. 하지만 이제는 원자 크기에 가까워지면서 더 이상 평면 구조만으로는 성능을 높이기 어려운 물리적 한계에 부딪혔다.

IBM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스택(Nanostack)'이라는 새로운 구조를 개발했다. 쉽게 말하면 단층 주택을 짓던 방식을 고층 아파트를 짓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트랜지스터를 위로 여러 층 쌓아 같은 면적 안에 더 많은 회로를 넣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손톱만 한 칩 안에 약 100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IBM이 2021년 공개한 2나노 반도체보다 거의 두 배 많은 수준이다.

이번에 공개된 칩은 D램이나 HBM 같은 메모리 반도체가 아니다. 데이터를 계산하는 CPU와 AI 가속기 등에 적용되는 로직(Logic)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기술이다. IBM은 이 구조를 적용하면 기존 2나노 공정보다 성능은 최대 50% 높이고, 같은 성능을 유지할 경우 전력 소비는 최대 7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생성형 AI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더 많은 연산 능력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다. AI가 질문에 답하거나 이미지를 생성하려면 엄청난 양의 계산이 필요한데, 이 계산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로직 반도체다. IBM 리서치 총괄사장인 제이 감베타는 "이번 기술은 단순히 트랜지스터를 더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를 만드는 방식 자체를 새롭게 정의한 것"이라며 "차세대 컴퓨팅 시대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칩은 엔비디아 GPU나 스마트폰에서 연산과 인공지능(AI) 기능을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처럼 당장 판매되는 제품이 아니다.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가 실제로 동작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만든 연구용 시제품이다. IBM은 이번 기술이 이르면 향후 5년 안에 차세대 CPU와 AI 반도체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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