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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생산쿼터 늘려라"…OPEC 탈퇴 경고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이라크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원유 생산 쿼터 확대를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OPEC 탈퇴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UAE)가 OPEC을 떠난 데 이어 창립 회원국인 이라크마저 탈퇴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OPEC 내부 균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 석유부는 25일(현지시간) 현재로서는 OPEC 탈퇴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원유 생산 쿼터가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석유부 대변인은 이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허용되지 않는다면 OPEC에 남을지 탈퇴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는 국가 재정의 대부분을 원유 판매에 의존한다. 그러나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재정 수입이 급감했고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정부는 공공부문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화폐를 추가 발행해야 할 정도로 재정난이 심화됐다.

이번 발언은 UAE가 지난 4월 생산 쿼터에 대한 불만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갈등 끝에 OPEC을 탈퇴한 이후 나왔다. 다만 이라크 석유부는 이날 오후 국영 통신을 통해 "이라크가 OPEC 탈퇴를 위협했다는 보도는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수위를 일부 조절했다. 그러면서도 "회원국들의 지속 가능한 생산 능력에 맞춰 생산 한도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은 재확인했다.

OPEC은 지난해 미국 컨설팅업체 드골리어 앤드 맥노턴에 회원국들의 생산능력 평가를 의뢰했으며, 이를 토대로 2027년부터 적용할 새로운 생산 쿼터를 결정할 계획이다.

미국·이란 전쟁 이전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OPEC내 두 번째 산유국이었다. 현재는 해외 자본을 유치해 원유 생산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 석유회사 셰브런도 러시아 루크오일이 운영하던 웨스트 쿠르나2 유전 운영권 인수를 위한 독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라크는 OPEC 창립 5개 회원국 가운데 하나다. 실제 탈퇴할 경우 산유국 협의체의 결속력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폴 호스넬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 이사회 의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라크에 추가 생산 여력이 확인된다면 생산 목표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OPEC 전체 생산 쿼터에서 이라크의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사진은 2026년 6월11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서 소형 모터보트가 정박 중인 선박들 사이를 지나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2026년 6월11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서 소형 모터보트가 정박 중인 선박들 사이를 지나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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