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 폭등에 애플도 인상…맥 최대 20%·아이패드 25%↑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이 촉발한 메모리 공급난이 결국 애플의 가격 정책까지 뒤흔들었다. 그동안 원가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해온 애플은 맥(Mac)과 아이패드(iPad) 가격을 최대 25% 인상했다. 아이폰 가격은 동결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간) 온라인 애플스토어를 일시 중단한 뒤 맥과 아이패드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맥 제품은 15~20%, 아이패드는 15~25% 가격이 올랐다. 기본형 맥북 에어는 1099달러에서 1299달러로 200달러 인상됐고, 기본형 맥북 프로는 1699달러에서 1999달러로 300달러 올랐다. 보급형 맥북 네오는 599달러에서 699달러로 조정됐다. 아이패드 에어는 599달러에서 749달러, 아이패드 프로는 999달러에서 1199달러로 각각 인상됐다.
아이폰 가격은 이번에는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애플은 성명을 통해 "이제는 가격 인상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며 "부품 가격이 이처럼 빠르고 큰 폭으로 오른 것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 인상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메모리와 저장장치 비용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애플은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AI 데이터센터 확산을 지목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D램(DRAM)과 낸드(NAND)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4배 가까이 급등했다. 스마트폰과 PC, 자동차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 IT 기기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막대한 구매력을 앞세워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상당 부분 자체 흡수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관세 갈등 당시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 거의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AI발 메모리 공급난은 이전 어떤 위기보다 심각해 더 이상 비용을 떠안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의 가격 인상은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직후 나왔다. 마이크론은 매출총이익률이 80%를 넘어섰다고 밝혔으며,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16% 급등했다.
특히 마이크론 경영진은 공급 부족이 올해를 넘어 2027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공급 부족은 올해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지만 전망을 대폭 수정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