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필수의료에 연 3.6조 투입...건보 수가체계 '가치 중심'으로 전환
지역우대수가 신설·중증진료 보상 확대
정은경 장관 "필수의료 지속가능성 높이는 구조개혁"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지역·필수의료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보상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현행 수가체계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의 조정이다. 의료서비스의 양보다 난이도와 공공성 및 의료의 가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수가체계를 바꾸고, 이를 위해 연간 3조6000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추가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혁신 추진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수가체계 개편의 핵심은 검사는 덜 하고, 진료는 더 오래 받고, 지역에서도 중증치료를 받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지역과 필수의료에 대한 투자 확대다. 정부는 수가체계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인 연간 3조6000억원을 지역·필수의료 분야에 투입한다. 의료취약지역의 진료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비수도권과 일부 수도권 취약 진료권에는 '지역우대수가'를 새롭게 적용한다. 약 2700개 수술·처치에 지역 가산을 적용하고, 소아중환자실과 고위험 분만, 신생아 집중치료 등 필수의료 분야는 추가 보상을 확대한다. 인구감소지역 의료기관의 진찰료와 입원료에도 별도의 가산을 적용해 지역 의료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대한 보상체계도 대폭 손질한다. 중증 최종치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약 9000억원 투입하고, 상급종합병원과 포괄2차 종합병원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한편 중환자 치료 이후 회복기 재활까지 이어지는 연계체계를 강화한다. 어린이 재활의료기관 확충도 함께 추진한다.
의료현장이 검사 중심에서 진료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기본진료 보상도 개선한다. 20년 만에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를 조정해 의원급 초진과 재진 진찰료를 인상하고, 병원급 이상 진찰료도 상향한다. 충분한 설명과 상담을 제공하는 심층진찰과 심층상담은 대상 기관과 진료과를 확대해 본사업으로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일반병실과 중환자실 입원료 역시 간호인력 투입 수준을 반영하도록 개편한다.
재정은 기존 지출 구조를 조정해 마련한다. 정부는 원가 대비 보상이 높은 혈액검사와 CT·MRI 등 검사 분야 수가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연간 약 2조6000억원의 재정을 절감하고, 이를 지역·필수의료 보상 확대에 재투자한다. 복지부는 필수의료 분야의 본인부담은 이미 낮게 설계돼 있고 검사 수가 인하에 따라 관련 본인부담도 줄어드는 만큼 국민 의료비 부담이 전반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복지부는 검사 분야 조정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활용하면 건강보험 재정의 순증 부담은 연간 약 1조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보험료율 조정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약가제도 개선과 지출 효율화 등을 통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건강보험 수가 개편 주기를 기존 5~7년에서 2년 이내로 단축해 의료환경 변화를 보다 신속하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수가 구조혁신은 단순히 의료행위의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필수의료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의 보상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개혁"이라며 "의료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국민이 어디에 살든 필요한 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