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월 1억 고소득자도 빚탕감?"...새출발기금 감면기준 손질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원금 최소감면율 60%에서 30%로 하향

서울 마포구의 한 법무사 사무실에 적힌 '개인회생, 파산' 문구. 뉴시스
서울 마포구의 한 법무사 사무실에 적힌 '개인회생, 파산' 문구.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새출발기금'의 탕감 기준을 강화했다. 상환능력이 충분한 고소득자도 채무 감면을 받으며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었던 만큼 소득별로 감면율을 차등화했다.

금융위원회는 25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업무현황 점검회의를 열어 새출발기금 운영현황을 점검하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제한 등으로 피해를 입어 대출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금융부담 경감을 위해 시행되는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감사원의 캠코 정기감사에서 새출발기금의 대규모 부정 채무 감면 사례가 적발된 바 있다. 변제능력이 있는 1944명이 840억원의 빚을 감면받았고, 가상자산 보유 및 증여, 비상장주식 보유 등으로 재산을 숨겼을 가능성이 있는 채무자가 385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변제능력이 있음에도 원금을 감면받은 채무자 중 월 소득 1억원 이상의 고소득자도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금융위는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 소득 및 자산 수준에 따라 원금 감면 수준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현행 새출발기금의 원금 감면은 채무자의 변제능력(변제가능률) 등에 따라 채무의 60~80% 수준에서 결정된다. 최소 60%부터 원금 감면이 이뤄지면서 변제능력에 따른 감면율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융위는 최소감면율을 60%에서 30%로 낮춰 변제능력이 높을수록 감면율은 더 낮아지도록 했다. 변제가능률이 100% 이하 차주라면 현행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고, 초과할 경우 원금의 30%만 감면 받을 수 있다.

신청자가 가상자산이나 비상장주식 취득 사실을 숨기거나 신청 직전 재산을 가족에게 증여하는 등의 사해행위에 대해서는 약정 해지나 채무회수 등으로 엄격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캠코는 지난 2월부터 재산조사전담반을 운영해 이같은 의심 사례들을 샅샅이 따져보고 있다.

올해 초부터 가상자산·비상장주식 보유 현황도 재산심사에 반영하고 있다. 신청인으로부터 가상자산 잔고 증명서와 홈테스의 비상장주식 보유내역 등을 제출받는 방식이다. 또 오는 8월부터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새도약기금, 새출발기금 등 정부의 채무조정 기구가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심사할 때 금융자산 등을 일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사후 검증에도 나설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정비는 새출발기금의 도움이 필요한 채무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오히려 필요한 분들에게 보다 충분한 지원을 해드리기 위해 불필요한 재원 낭비를 막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기자 정보

#새출발기금 #빚탕감 #금융당국 #고소득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