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줄고 대기업·신용 급증… 점점 기우는 은행권 대출
특정 업종 중심 업황 개선된 탓
중소기업 신규 투자 수요 약해져
가계 신용대출도 단기간 증가
여신 운용 부담 키우는데 한몫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가 6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증시 활황과 맞물린 '빚투' 수요가 일부 반영되면서 가계 신용대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은행권 여신이 생산적 금융의 주요 수요층인 중소기업·소호보다 대기업과 가계 신용대출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683조359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말 684조4572억원보다 1조980억원이 줄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 둔화는 지난달부터 뚜렷해지고 있다. 5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 4월 2조4009억원 늘었지만 5월 증가폭은 1조2945억원으로 축소됐다. 연초 이후 이어지던 중소기업 대출 확대 흐름이 6월 들어 감소세로 전환된 셈이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은 2조5509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대기업 대출은 3조6489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감소분을 대기업 대출 증가분이 상쇄하면서 전체 기업대출 증가세를 떠받친 것이다.
올해 전체로 봐도 대기업 쏠림은 뚜렷하다. 5대 은행 기업대출은 지난해 말 844조7254억원에서 지난 24일 872조4437억원으로 27조7183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 대출 증가분은 18조7853억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67.8%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둔화되는 배경에는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과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 약화가 함께 자리 잡고 있다. 고환율과 원자재·물류비 부담,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겹치면서 중소기업과 소호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업황이 특정 대기업과 일부 업종 중심으로 개선되면서 중소기업의 신규 투자 수요가 약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신용도나 업황 측면에서 특정 대기업과 일부 업종 중심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는 흐름이 강하다"며 "중소기업은 금리와 경기 흐름을 더 크게 체감하는 데다 현금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은행 입장에서도 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가계 신용대출 증가세도 은행권 여신 운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111조6047억원으로 5월 말보다 5조893억원 늘었다. 4월 말 이후 증가분은 7조2634억원에 달한다.
신용대출은 담보가 없는 데다 자산시장 흐름에 따라 단기간 늘어날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건전성 관리 부담이 크다.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중소기업·소호 대출까지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 기조가 본격화된 초기에는 은행들이 대상 기업 발굴에 속도를 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추가로 대출을 받을 만한 수요처를 찾는 데 어려움이 커진 측면이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실제 자금 수요가 있어야 대출을 받는 데다 경기 흐름이 좋지 않고 금리 상승 부담까지 겹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