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투표용지 부족 사태' 공식 기록 남기지 않은 선관위…"사고로 안봐"
선관위 "선거 당시 사건·사고로 보고 안해"
[파이낸셜뉴스] 6·3 지방선거 당시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건 경위와 대응 과정을 담은 공식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사건·사고로 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26일 파이낸셜뉴스가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중앙선관위 제출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21대 대통령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례와 관련한 사건 경위 및 사건보고서 제출 요청에 대해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투표소의 경우 선거 당시 사건·사고로 보고되지 않아 사건보고서는 부존재한다"고 답변했다.
앞서 지난 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서울 송파·강남·광진구와 부산 중구·수영구, 대구 달서구, 인천 계양구 등 전국 곳곳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선거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당시 전국 140개 투표소에 추가 투표용지가 긴급 공급됐고, 이 가운데 91곳은 이를 실제 투표에 사용했다. 특히 26개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일시 중단될 정도로 현장 혼선이 발생했다.
현재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수사와 제도 개선이 동시에 진행될 정도의 중대한 사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선거 당일 서울시선관위가 송파구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 징후를 인지하고도 중앙선관위에 보고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대응한 경위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선관위도 지난 23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으로 투표소별 잔여 투표용지 관리 미흡과 세부 대응 매뉴얼 부재 등을 인정했다. 아울러 투표용지 인쇄 비율 전면 재검토와 관리체계 개선 등 후속 대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 발생 당시 상황과 대응 과정을 종합적으로 담은 공식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향후 사실관계 확인과 원인 규명, 책임 소재를 가리는 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앞서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최초 인지 시점도 기존 발표 이후 정정됐다. 선관위는 당초 단체대화방 기록을 토대로 최초 인지 시점을 오전 11시58분으로 설명했지만, 이후 보고 경로를 역추적해 오전 11시34분으로 수정했다. 의사결정 과정과 보고 체계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근거가 부족할 경우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동욱 의원은 "국민 참정권 박탈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사건으로도 보지 않는 선관위의 인식이 한심스러울 정도"라며 "향후 국정조사를 통해 인식과 판단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선관위를 철저히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