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에너지 전환, 캐나다·인도네시아로 넓힌다… 섬 지역 협력 외교 시동
오영훈 지사, 제주포럼서 캐나다 대사 면담
풍력·그린수소·분산에너지 협력 가능성 논의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과도 청정에너지 협력 모색
제주 2035 탄소중립·섬 지역 전환모델 부각
관광·해양·수산·교육 분야 교류 확대도 검토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가 재생에너지와 분산에너지 경험을 앞세워 캐나다, 인도네시아와의 협력 접점을 넓히고 있다. 풍력과 그린수소,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중심으로 한 제주형 에너지 전환 모델을 섬 지역과 연안 지역이 공유할 수 있는 국제 협력 의제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전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에서 필립 라포르튠 주한캐나다 대사를 만나 제주와 캐나다 지역 간 청정에너지·관광·해양 분야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번 면담은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참석을 계기로 이뤄졌다. 제주포럼이 평화·안보 의제를 넘어 기후위기, 에너지 전환, 지역 간 협력 의제를 다루는 공공외교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라포르튠 대사는 한국과 캐나다의 협력이 수도권이나 특정 산업에 머물지 않고 양국의 다양한 지역으로 넓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가 관광, 농업, 수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고 고령화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는 점에서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와 노바스코샤 등 캐나다 대서양 연안 지역과 닮은 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 대서양 연안 지역은 해양·수산업과 관광, 재생에너지 전환, 인구구조 변화라는 과제를 함께 안고 있다. 제주 입장에서는 단순 국가 간 협력이 아니라 연안 지역과 섬 지역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를 중심으로 협력 의제를 구체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 지사는 면담에서 제주가 '2035 탄소중립 비전' 아래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기반으로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에너지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의 에너지 전환은 전력 생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질수록 출력제어, 전력 저장, 지역 내 소비, 전기차·그린수소 연계 등 새로운 과제가 함께 따라온다. 제주가 분산에너지 정책을 실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 지사는 "해상풍력과 그린수소의 생산·상용화 기반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며 관련 여건을 갖춘 캐나다 지방정부와 협력하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제주는 인도네시아와의 협력 가능성도 함께 넓히고 있다. 오 지사는 앞서 지난 25일 같은 장소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 제주와 인도네시아의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오 지사는 자카르타와의 교류 협력, 본탕시 자원순환 모델 진출, 소방안전 분야 교류, 자카르타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주4·3 기록 전시 등을 언급하며 "제주와 인도네시아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 지사는 "제주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 전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와 분산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수많은 섬으로 이뤄진 국가다. 중앙집중형 전력망만으로 모든 지역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다. 제주가 추진하는 분산에너지 모델과 재생에너지 기반 전환 경험은 도서 지역 에너지 자립과 지역 단위 전력 운용 모델을 고민하는 국가에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유도요노 전 대통령은 제주 모델에 관심을 보이며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중요한 영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민간·기업·군 차원의 교류 확대와 함께 중견국 협력, 아시아 평화·안정 연대를 강조하며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에 제주 재생에너지 전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이번 면담을 계기로 캐나다와는 지역 간 협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과 미래산업 분야 교류 기반을 넓히고, 인도네시아와는 청정에너지·관광·문화·안전 분야 협력 가능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