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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유족 청년들, 기억을 가족의 언어로 잇다… 가족문화제 성황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27일 4·3평화교육센터서 가족문화제 개최
유가족 500여명 참여, 올해 여덟 번째 행사
해설사 탐방교육·4·3 골든벨·체험부스 운영
최재현 회장 "기억이 연대로, 연대가 평화로"
미래세대에 4·3 세계기록유산 가치 전승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가 지난 27일 제주4·3평화교육센터에서 ‘2026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가족문화제’를 열고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유족과 가족 500여명이 참여해 4·3의 기억과 평화의 가치를 나눴다. /사진=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제공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가 지난 27일 제주4·3평화교육센터에서 ‘2026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가족문화제’를 열고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유족과 가족 500여명이 참여해 4·3의 기억과 평화의 가치를 나눴다. /사진=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4·3의 기억을 가족과 미래세대가 함께 나누는 평화문화제가 열렸다. 4·3 유족 청년들이 주체가 돼 아픈 역사를 추모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교육과 체험, 가족 참여를 통해 평화의 가치로 이어가는 자리였다.

30일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제주4·3평화교육센터에서 '2026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가족문화제'를 개최했다.

'함께 걷는 4·3의 기억, 함께 밝히는 평화의 길'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유족과 가족 500여명이 참여했다.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은 가족문화제는 오전 10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오후 3시까지 해설사 탐방 교육, 제주4·3 골든벨, 가족 체험부스, 가족사진콘테스트 등으로 진행됐다.

이번 문화제는 4·3의 역사적 아픔을 가족 단위로 기억하고, 세대 간 대화를 통해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4·3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해 역사 교육의 문턱을 낮춘 점이 특징이다.

개회식에는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김인영 제주특별자치도 행정국장, 윤철훈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하성용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한규·문대림·김성범 국회의원은 서면 축사로 행사를 축하했다.

최재현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장은 "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계기로 그 가치를 미래세대에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가족문화제가 기억과 연대를 통해 평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4·3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의 상징이 된 만큼 청년들이 주체가 돼 미래세대에게 살아 숨 쉬는 희망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성용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장은 "청년 유족이 미래세대에 역사적 가치를 잇는 가교가 돼 달라"고 했고,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4·3을 평화의 가치로 확장하는 답을 청년들이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가족문화제에 참여한 어린이와 가족들이 ‘함께 걷는 4·3의 기억, 함께 밝히는 평화의 길’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행사는 해설사 탐방 교육, 제주4·3 골든벨, 가족 체험부스 등 미래세대가 4·3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사진=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제공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가족문화제에 참여한 어린이와 가족들이 ‘함께 걷는 4·3의 기억, 함께 밝히는 평화의 길’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행사는 해설사 탐방 교육, 제주4·3 골든벨, 가족 체험부스 등 미래세대가 4·3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사진=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제공

행사의 핵심 프로그램인 해설사 탐방 교육은 제주4·3평화공원 일대에서 조별 순환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구역별 스탬프 인증을 받고, 4·3의 주요 공간과 상징을 직접 돌아봤다.

오후에는 오전 탐방 교육 내용을 바탕으로 '제주4·3 골든벨'이 열렸다. 골든벨은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이어진 제주4·3의 공식 시간축과 4·3특별법 제정,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 핵심 사실을 퀴즈로 풀어내 교육적 효과를 높였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함께할 수 있는 상설 체험부스도 운영됐다. '평화가 날다' 나비부채 만들기, '마음을 입히다' 인형옷 꾸미기, '백비에 쓰일 이름' 4·3 이름 짓기, '평화를 그린다' 페이스페인팅, 동백꽃 키링 만들기 등이 진행됐다.

제주4·3평화공원을 배경으로 가족사진콘테스트와 포토부스도 마련돼 참가 가족들이 4·3의 기억을 함께 나누고 기록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는 골든벨 시상식과 경품 추첨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가족문화제는 4·3 전승 방식이 추모 중심에서 참여와 교육, 세대 간 공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이후 4·3의 가치를 세계와 공유하는 과제와 함께, 지역 안에서 미래세대가 4·3을 자기 삶의 역사로 이해하도록 돕는 일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는 앞으로도 유족 청년과 가족이 함께하는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4·3의 기억과 평화의 가치를 다음 세대로 잇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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