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저가 아파트 실종…‘15억 이하' 1년새 18만채 사라져
중저가에 수요 몰려 집값 자극
대출 조이고 공급 부족 겹친 탓
15억~25억원 비중은 6% 확대
소형평형일수록 상승세 가팔라
외곽도 '9억원 이하’는 씨 말라
최근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15억원 이하 비중이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된 물량을 가구로 환산하면 약 18만가구이다. 규제로 인한 중저가 쏠림이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30일 파이낸셜뉴스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대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15억 이하 비중이 이 기간 68.8%에서 59.8%로 9.0% 감소했다. 기간은 2025년 6월 27일에서 2026년 6월 26일이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단계적으로 오르면서 15억 초과 25억원 이하 비중은 17.6%에서 23.3%로 뛰었다. 25억 초과 고가 아파트 비중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2025년 6월에는 15억원 이하가 약 106만4000가구를 기록했다. 현재는 87만9000가구로 줄면서 18만5000가구가 사라졌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15억원 이하 중저가에 수요가 몰리면서 이들 아파트값이 단계적으로 상승했다"며 "대출규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15억 이하 감소는 9억원 이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6억원 이하 비중이 1년 전 14.9%에서 현재는 12.2%로 줄었다. 6억 초과 9억원 이하는 24.9%에서 19.7%로 5.2%p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에 따라 9억원 이하 비중이 2025년 6월 39.8%에서 올 6월에는 31.9%로 7.9%p 감소했다.
실제로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외곽지역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관악구의 경우 9억원 이하 비중이 64.3%에서 43.8%로 무려 20.5%p 줄었다. 관악구는 부동산R114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아파트값이 18.8% 뛰며 외곽지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3500가구 규모의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전용 59㎡의 경우 매매가가 1년전 7억~8억원대에서 현재는 9억~10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강북구도 9억원 이하 비중이 이 기간 92.5%에서 79.8%로 감소했다. 9억원 이하 가구가 2만3000여가구에서 1만9000여가구로 줄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9억원 이하 비중이 구로구도 75.9%에서 66.3%로 9.6%p 감소했다. 금천구, 노원구, 도봉구 등 외곽지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외에 은평구(56.3%→44.0%), 강서구(52.6%→38.4%), 동대문구(54.6%→27.3%) 등도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지역이다.
규모가 작을수록 아파트값은 더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를 활용해 올 1월 5일부터 6월 22일까지 규모별 상승률을 보면 전용 40~60㎡ 이하가 6.5%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60~85㎡ 이하로 4.6%이다.
한 전문가는 "중저가 아파트값이 예전 급등기 때처럼 크게 오르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15억~25억원 사이 가격대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중저가 실종이) 대출 차등화와 전월세 매물 부족에 기인한 것이라 단기간 해소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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