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027년부터 적극재정 전환..명목성장률 3% 시대 노려
'호네부토 방침' 초안 공개
AI·반도체 등 17개 분야 370조엔 투자 추진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 사실상 폐기
복수연도 예산 도입에 재정건전성 우려도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가 2027회계연도부터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재정을 확대하는 '책임 있는 적극재정' 기조를 본격화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 이상, 실질 성장률 1% 이상을 조기에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기존의 재정 건전성 중심 운용에서 성장 투자 중심으로 정책의 무게를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제재정운영 및 개혁의 기본방침(호네부토 방침·骨太の方針)' 초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달 중 각의(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초안은 경제 운영 목표로 명목 성장률 연 3% 이상, 실질 성장률 연 1% 이상을 가능한 한 조기에 안정적으로 달성·정착시키겠다고 명시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회의에서 "기존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은 새로운 경제·재정 운영으로의 근본적인 전환을 추진하겠다"며 "예산 편성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번 방침의 핵심은 성장 투자 확대다. 정부는 일반 재정지출과 별도로 '강하고 풍요로운 일본 투자' 예산 항목을 신설하고 성장 분야 예산에는 사실상 상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기존 단년도 예산 편성 방식에서 벗어나 복수 연도에 걸친 예산 운용 체계를 도입해 장기 투자를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피지컬 AI, 드론, 조선 등 17개 전략 분야에 향후 14년간 370조엔(약 3478조원) 이상의 민관 투자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계획이 성과를 거둘 경우 2040년 민간 설비투자가 연간 230조엔(약 약 2162조원), 명목 GDP는 1100조엔(약 약 1경34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 운용의 기준도 바뀐다. 지금까지 재정 건전성의 핵심 목표였던 국가·지방의 기초재정수지 단년도 흑자 달성 목표는 사실상 폐기하기로 했다. 대신 국가채무의 GDP 대비 비율을 안정적으로 낮추는 것을 새로운 핵심 지표로 삼고 2027~2040년을 대상으로 한 중장기 경제재정계획을 수립해 국가채무와 국채 발행 규모,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정부는 성장 투자를 위해 기금 운용 방식도 손질한다. 여러 해에 걸쳐 추진되는 사업의 경우 현재 원칙적으로 3년 이내로 제한한 예산 운용 규정을 재검토하고 공공투자 역시 비용편익비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사회보장 분야에서는 현역 세대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사회보장 부담률 목표를 새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다만 고령자 의료비 본인 부담 확대와 식료품 소비세 인하, 급부형 세액공제 등 민감한 정책은 여야 협의가 진행 중인 만큼 최종 방침에 추후 반영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목표도 조정됐다. 기존에는 '2020년대 전국 평균 시급 1500엔(약 약 1만4100원)' 달성을 목표로 했지만 초안에서는 '늦어도 2030년대 전반까지 가능한 한 조기에' 달성하는 것으로 시점을 사실상 늦췄다.
일본 정부의 이번 정책 전환은 장기간 이어진 디플레이션과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재정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해석했다. 다만 성장 투자 확대와 복수 연도 예산 도입으로 재정 규율이 느슨해져 세계 최고 수준인 국가채무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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