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30살 코스닥, 새 판 짠다...'상폐 강화·세그먼트 도입'으로 체질 개선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연합뉴스 제
연합뉴스 제

[파이낸셜뉴스] "코스닥이 세계 최고의 기술주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

코스닥 시장이 개설 3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부실기업 퇴출을 강화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우량기업을 별도 세그먼트로 묶어 코스닥 안에서도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한국거래소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코스닥 시장 개설 30주년' 행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스닥 시장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개회사에 "코스닥 30년의 성과 위에 새로운 3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그간 누적된 한계기업이 코스닥 시장 전체 디스카운트를 유발했던 만큼,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시키고 그 자리를 혁신 기술기업으로 채워 우량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은 지난 1996년 7월 1일 314개사로 출범해 지난해 말 1827개사로 늘었고, 시가총액은 지난달 15일 기준 580조원,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9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지수는 올해 1월 1000선을 재돌파한 뒤 지난 4월27일 1226선까지 오르면서 닷컴버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다만 거래소는 코스닥의 구조적 한계도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부실기업이 오랜 기간 시장에 잔존하면서 불공정거래에 악용되고,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이 혼재돼 시장 전체가 저평가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장폐지 제도를 강화하고 세그먼트 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하고 시가총액·매출액 기준 강화, 실질심사 절차 단축 등을 통해 시장 퇴출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기업을 별도 '코스닥 셀렉트(가칭' 세그먼트로 분류해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 개발, 기관투자자 유입 확대를 추진한다. 반면 부실기업은 별도 관리군으로 분리해 시장 신뢰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최지우 한국거래소 상무는 "상장폐지 강화의 목적은 단순한 기업 퇴출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다"며 "코스닥 안에서도 기업이 성장성과 성과에 걸맞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장기 성장자본 확충과 코스닥 기업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스닥이 1800개 넘는 기업을 담은 시장으로 성장한 만큼 시장 정체성과 기업 특성에 맞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강 실장은 "부실한 기업과 우량한 기업을 한 시장에 담아 하나의 제도 안에서 조율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며 "세그먼트로 나눠 기업 특성에 맞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스케일업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성장자본 유입과 중소·중견기업 맞춤형 제도, 기업의 기업설명회(IR)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성훈 코스닥협회 그룹장은 "코스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80%를 넘는 시장"이라며 "바이오 등 장기 연구개발 기업이 성장하려면 안정적인 모험자본과 장기 성장자본이 꾸준히 유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코스닥이 '투자하고 싶은 시장'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김지운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본부장은 "그간 코스닥은 IPO, 대주주, FI 등 모두가 '엑시트' 하기 바쁜 시장의 역할을 해왔다"며 "이익 체질 개선과 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 보호 인식 제고 등을 통해 투자 매력도가 높은 시장이 되면, 기관투자자들은 뜯어말려도 투자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혁신기업에 대해서는 상장 심사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성주완 미래에셋증권 부사장은 "우량 혁신기업을 유치하려면 코스닥 내 패시브 자금이 자유롭게 유입될 수 있는 지수 체계가 필요하다"며 "혁신기업에 대해서는 상장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등 제도 개선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코스닥의 핵심 성장산업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도체, 로봇, 우주항공, 헬스케어 등을 꼽으며 "우량기업일수록 적극적인 IR을 통해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기자 정보

#코스닥 #상폐 강화 #세그먼트 도입 #체질 개선 #한국거래소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