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국인 임산부 입국 금지 논의...'원정 출산' 원천 봉쇄
美 악시오스 보도, 트럼프 보좌진 및 우파 진영에서 논의중
'원정 출산' 막기 위해 외국인 임산부 미국 입국 금지 검토
트럼프 본인은 입국 금지 지지한다고 말하지 않아
美 법무부, 입국 금지 이전에 원정 출산 문제 집중 수사 지시
비자 발급 목적 및 체류 기간에 대한 허위 신고로 사기 혐의 적용 가능
임신 여부 검증 문제에서 논란 일어날 수도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생 시민권'을 지지하는 대법원 판결에 맞서 외국인 임산부의 미국 입국을 애초에 막는 대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출입국 당국의 임신 여부 검증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지난달 3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비록 일시적이라 할지라도 이제 누가 미국에 들어오는지를 매우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시민이 아닌 사람이 낳은 아이가 미국 시민이 되어 사회안전망에 접근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미국 우파 매체 '페더럴리스트' 창립자인 숀 데이비스 역시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모든 외국인 임산부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것이 출생 시민권 문제의 대안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출생 시민권은 미국 땅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주는 제도다. 트럼프는 1기 정부였던 지난 2018년에도 이민자 급증을 막기 위해 해당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월 20일 취임 첫날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에 불법·임시 체류하는 외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자녀에게는 출생 시민권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22개 주(州)와 워싱턴DC는 행정명령이 수정헌법 14조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수정헌법 14조는 남북전쟁 직후 마련된 법률로 노예 출신 흑인과 후손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해당 법률은 미국 시민의 범위에 대해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자 및 그 사법권에 속하게 된 사람 모두가 미국 시민이며 살고 있는 주 의 시민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1, 2심 법원은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위헌이라고 판단했고, 그 효력을 중단하라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4월 1일 대법원 변론에서 단순히 미국에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시민권을 부여할 수는 없으며, 부모의 합법적 체류 여부와 미국에 대한 충성 관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트럼프 본인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대법원 변론에 출석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판결에서 문제의 행정명령이 수정헌법 14조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의 아비게일 잭슨 백악관 부대변인은 1일 악시오스에 보낸 e메일에서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태어난 미국인의 시민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의회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주문했다"면서 "미국 법무부는 원정 출산 관련 수사를 최우선으로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정부는 미국 시민권을 지키기 위한 많은 수단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본인은 아직 외국인 임산부 입국 금지를 지지한다고 직접 밝히지 않았다.
미국 법무부가 X에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법무부의 콜린 맥도널드 사기 근절 담당 제1 차관은 지난달 30일 서명한 내부 문서에서 연방 검사들에게 원정 출산 문제를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의 형법은 이른바 원정 출산과 관계된 행위들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계획의 상당수는 미국 여행의 목적이나 기간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허위 비자 신청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들에게 이러한 사례 중 상당수에 비자 사기죄를 적용할 있지만 전신환 사기, 의료 사기, 자금 세탁, 가중 신원 도용 혐의 적용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임산부 입국 금지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미국 전국여성법률센터의 케이티 오코너 연방 낙태정책 선임국장은 악시오스에 "누가 임신했는지 임신 상태가 어떤지에 관한 자료가 연방 정부, 더 나아가 주(州) 정부에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는 정말 위험한 제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입국 심사를 할 때) 단순히 임신 여부를 묻는 것처럼 간단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이 정부가 어떻게 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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