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초저궤도 10cm 해상도 위성망 구축…1조달러 '우주 시장' 주도권 정조준
기존 저궤도 포화에 '초저궤도' 선점…세계 최초 VLEO 군집위성 구축 목표
발사체·위성·AI 독자 모델 결합한 통합 밸류체인 '스페이스 허브' 가동
김선 우주사업본부장 "우주 접근성 확보는 곧 국가 안보이자 주권"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우주 경제 패권이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로 급재편되는 가운데 한화그룹이 고도 400㎞ 이하 초저궤도(VLEO) 군집위성망 구축에 승부수를 던졌다. 누리호 등 독자 발사체 기술을 기반으로 위성 제작부터 자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우주 주권'을 확보해 1조달러 규모로 커질 글로벌 우주 시장에서 독자적인 생태계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선 한화그룹 우주사업본부장(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은 지난 2일 한화그룹 뉴스룸을 통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우주 주권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초저궤도 군집위성 및 통합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 비전을 공개했다.
김 우주사업본부장은 "우주는 탐사의 영역을 넘어 산업으로 전환됐으며, 이제는 국가 안보 및 우주 주권과 직결된 문제로 확장됐다"고 진단했다. 자체 발사체와 궤도 확보, 주파수 점유 능력이 없는 국가는 핵심 인프라를 타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한화는 고도 400㎞ 이하 초저궤도를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고도 500㎞ 안팎의 전통적 저궤도(LEO)가 포화 상태에 이른 반면, 초저궤도는 고해상도 관측과 저지연 통신이 가능해 전략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한화의 핵심 목표는 고해상도 영상레이다(SAR) 위성과 전자광학(EO) 위성을 결합해 세계 최초 수준의 초저궤도 군집위성을 구축하는 것이다. 주야간과 구름의 영향을 받지 않고 30분마다 10㎝급 해상도로 지구를 관측하는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대기 저항과 원자 산소 노출 등 초저궤도의 기술적 난제는 500㎞ 고도에서 테스트 위성을 띄운 뒤 점진적으로 고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돌파한다.
위성망 구축을 넘어 우주 사업의 시작과 끝을 모두 통제하는 수직계열화도 가속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를 제공하고,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가 각각 SAR 위성과 광학 위성을 개발하는 구조다. 독자 발사체를 활용하면 표준 500㎞ 고도에서 하강하는 데 걸리는 수개월의 궤도 이동 시간을 단축해 400㎞ 궤도에 위성을 직분사할 수 있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결합해 활용도를 극대화한다. 단순한 영상 촬영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위성 데이터를 챗봇에 평문으로 질의하면 AI가 대화형으로 즉각 분석해 의사결정을 돕는 방식이다. 군사 시설 판별부터 북극 해빙 모니터링을 통한 아시아-유럽 항로 개척까지 민군 양측의 수요를 모두 겨냥했다.
이러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핵심 플랫폼이 '스페이스 허브'다. 고객이 우주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만 제시하면, 발사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을 스페이스 허브가 직접 수행하게 된다.
김 본부장은 "한화 발사체와 위성 기술의 70~80%는 중소협력사에서 나온다"며 "꾸준하고 예측 가능한 수요를 창출해 국내 우주 산업 생태계 전체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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