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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역사' 홈플러스, 뒤안길로 사라지나..'마트 신화'에서 회생 폐지까지 [홈플, 회생 폐지]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30년 역사 끝 기로
온라인 전환·재무 부담 겹쳐 청산 위기
투자 부족·시장 변화 못 넘고 생존 갈림길

3일 서울 시내 홈플러스. 뉴스1화상
3일 서울 시내 홈플러스. 뉴스1화상
홈플러스 주요 사건 일지.
홈플러스 주요 사건 일지.

[파이낸셜뉴스] 한때 국내 대형마트 1위 자리를 다투며 유통업계를 대표하던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절차 폐지 수순을 밟으며 30년에 달하는 역사의 중대 기로에 섰다. 대형마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기업이 변화한 유통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사라질 위기에 이르면서, 국내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례로 남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1997년 삼성물산 유통부문이 대구에 '삼성홈플러스' 1호점을 열며 출범했다. 1999년에는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와 손잡고 합작법인 '삼성테스코'를 설립하며 형태를 바꿨다. 이후 공격적인 출점과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을 키우면서, 이마트와 국내 대형마트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테스코는 홈플러스 지분을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약 7조2000억원에 매각한다. 이후 홈플러스는 성장보다 재무 부담을 안게 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후 유통시장 환경은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며 소비자 구매가 이커머스 위주로 재편되면서 오프라인 업황 전반이 악화됐다. 이에 의무휴업 등 각종 규제에 묶인 대형마트 산업은 가파른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 속 채무부담이 커진 홈플러스는 강점으로 꼽히던 입지 좋은 점포들의 부동산 매각을 진행한다. 하지만 자금난은 해소되지 못했고, 결국 지난해 3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MBK에 인수된 이후,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보다 재무구조 개선에 치중한 점을 회생절차에 이르게 된 주요 배경으로 꼽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홈플러스는 점포와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 집중했다"며 "중장기적인 투자 여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고 디지털 전환과 점포 경쟁력 강화도 상대적으로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 환경 변화와 투자 부족, 재무 부담이 복합적으로 누적되면서 결국 현재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번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해 홈플러스는 14일 이내에 즉시항고가 가능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청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회생계획안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2000억 규모의 자금 조달이 필요한데, 자구책보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에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만 반복되고 있어서다.

홈플러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3월 회생절차에 돌입한 이후 점포 임대료 감액 협상과 일부 점포 영업 중단,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 자구 노력을 이어왔다"며 "하지만 상품 공급 차질과 매출 감소가 겹치며 운영자금 확보가 어려워졌고, 결국 법원은 회생계획안 가결기한을 연장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법원은 2주 내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해 즉시항고하면 회생절차 재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며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간청한다"고 밝혔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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