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까지 제물 삼았다" 선 넘은 비난…한동훈 조문이 불러온 野 파국
[파이낸셜뉴스] 가족상 빈소에서 일어난 조문 논란을 계기로 국민의힘 내부의 계파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조문을 두고 당권파(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은 데 이어,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 착수까지 맞물리면서 당내 내홍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갈등의 도화선이 된 것은 지난 2일 밤, 한동훈 의원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가족상 빈소를 찾으면서다. 한 의원은 친한계 박정하 의원과 함께 빈소를 방문해 장 대표와 10여 분간 대화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 당시 테이블에는 정희용 사무총장,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 등 여당 지도부 외에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동석했다.
조문 직후 장 대표 측과 당 지도부 인사들은 한 의원이 사전 조율 없이 불쑥 찾아와 정치적 '언론 플레이'를 했다며 일제히 포화를 퍼부었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 4일 자신의SNS를 통해 "지난 1월 단식장에는 안 나타나더니, 느닷없이 불쑥 가족상 빈소에는 나타났다"며 "이해득실을 따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고 직격했다. 주현철 외신대변인은 "고작 10분 만에 사라진 불청객을 보며 '이 사람은 사이코패스'라는 소름 끼치는 직감에 휩싸였다"고 극언을 쏟아냈고, 박민영 미디어대변인 역시 "감성팔이를 위해 죽음까지 제물 삼았다"며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친한계는 격렬하게 반발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한 의원은 주한 미 대사관의 부산 행사 일정까지 취소하고 문상을 온 것"이라며 당권파의 비난을 향해 "저질스럽다"고 맞받았다. 한 친한계 의원도 "당시 빈소에 취재진이 많아 기사화된 것뿐인데, 도의적인 조문을 놓고 자극적인 비난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건 오히려 일부 당권파 인사들"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는 최근 국회 연구모임 단체 대화방에서도 포착된 바 있다. 한 의원이 연구모임에 가입하며 인사를 건네자, 장 대표가 아무런 말 없이 단체 대화방을 퇴장하면서 계파 간 앙금이 이미 임계점에 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문 정국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당 윤리위원회의 소집은 갈등을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오늘(6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방선거 전후로 접수된 수십 건의 징계 안건 심사를 재개한다. 이번 회의는 장 대표가 강조해 온 '당 기강 확립'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징계 대상 1순위로는 지난 보궐선거 당시 무소속이었던 한 의원을 우회 지원했거나,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해 온 친한계 의원들이 대거 거론된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3월 한 의원의 대구 일정에 동행했던 진종오·배현진·박정훈 의원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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