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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네부토 쇼크' 다카이치 확장재정에 日 금융시장 출렁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채금리 30년 만 최고·엔화 162엔대로
재정리스크 부각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출처=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가 최근 경기부양을 앞세운 '경제·재정운영 기본방침(호네부토 방침)'을 내놓으면서 일본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재정 악화 우려에 6일 장기 국채금리는 약 3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엔화 가치는 달러당 162엔대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연내 엔·달러 환율이 170엔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도쿄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 중 전 거래일보다 0.045%포인트(p) 오른 2.830%를 기록했다. 이는 1996년 10월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충격은 지난달 말 공개된 호네부토 방침 원안이 발단이 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까지 포함했던 '재정건전화' 문구를 삭제하고 성장과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정책 전면에 내세웠다. 시장에서는 향후 국채 발행 확대와 재정규율 약화를 우려하며 장기채를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다.

특히 호네부토 방침에 '적절한 금융정책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는 문구가 새롭게 포함되면서 정부가 BOJ의 추가 금리 인상을 사실상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확산됐다. BOJ가 물가 상승을 뒤늦게 따라가는 이른바 '비하인드 더 커브(Behind the Curve)'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시장 전반으로 번졌다.

BOJ가 이날 실시한 국채 매입 공개시장조작(오퍼레이션)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잔존 만기 5~10년 국채 응찰배율은 2.66배로 직전 2.42배보다 높아졌다. 응찰배율 상승은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늘었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지면서 오후 들어 중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됐다.

국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상승했다. 2년물은 1.390%, 5년물 1.940%, 20년물 3.800%, 30년물은 4.075%를 기록했다. 특히 20년물 금리는 1996년 8월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치까지 올랐다.

오는 7일 예정된 30년물 국채 입찰을 앞두고 초장기채에서는 보유 물량을 줄이려는 매도도 이어졌다.

같은 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62엔 초반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BOJ의 금리 인상 지연 전망으로 미·일 금리 차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된 데다 원유 수입대금을 결제하기 위한 기업들의 실수요 달러 매수도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은행 외환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전 기준환율 결정 시점에 달러 매수가 우세했던 비율은 2월 44%에서 3월 57%, 4월 80%, 5월 88%, 6월에도 73%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19달러까지 급등했던 영향이 약 두 달의 시차를 두고 원유 수입 결제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69달러 안팎으로 안정됐지만 실제 달러 수요가 줄어드는 시점은 8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비축유를 다시 채워야 하는 수입 수요까지 겹치면서 달러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MBC신탁은행은 BOJ가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올리지 않는 한 연말에도 환율이 158엔 아래로 내려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BofA증권은 정부와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경우 시장이 곧바로 170엔을 시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도 확장 재정과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한 채 외환시장에 개입해도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170엔 도달 시점을 한두 달 늦추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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