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삼전 주가 올라도 -10%, 손실 2배 상품이었냐?"…레버리지 ETF 속썩는 개미 [월급쟁이 희노애락]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하루 수익률 2배 추종 구조
등락 반복되면 누적 손익 달라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주가는 올랐다는데 제 ETF는 왜 마이너스죠?"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수익률을 확인하고 당황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상장 이후 소폭 오른 것으로 보였지만, 자신이 산 2배 상품은 손실 구간에 있었다.

A씨는 "본주가 오르면 2배 상품은 더 올라야 하는 줄 알았다"며 "주가가 오르내리는 동안 수익률이 이렇게 달라질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둘러싼 개인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키울 수 있다는 기대가 컸지만, 급락장과 반등장이 반복되면서 손실을 먼저 체감한 투자자도 나오고 있다. '2배'라는 숫자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이 상품은 본주를 장기 보유하는 것과 구조가 다르다.

본주는 올랐는데 레버리지는 손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특정 종목의 하루 주가 변동률을 2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됐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하루 3% 오르면 관련 2배 상품은 이론적으로 6% 안팎 상승을 목표로 한다. 반대로 하루 3% 내리면 손실도 6% 안팎으로 커진다.

다만 며칠 이상 보유하면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 상품이 매일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다시 조정되기 때문이다. 기초자산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 누적 수익률은 기초자산 수익률의 단순 2배와 달라진다.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된 지난 5월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수익률을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0.81% 올랐지만,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10.75%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8.11% 상승했지만,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1.35% 내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본주는 올랐는데 2배 상품은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버리지 상품은 일정 기간 뒤 본주 수익률의 2배를 보장하는 상품이 아니다. 매일의 등락을 기준으로 손익이 다시 계산된다.

30대 직장인 B씨는 "하이닉스를 직접 사기엔 가격이 부담돼서 2배 상품을 샀다"며 "수익을 크게 낼 수 있다는 생각만 했지, 본주가 올라도 ETF가 빠질 수 있다는 건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빨라

레버리지 상품은 상승장에서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쉽다. 적은 돈으로 더 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투자자에게 익숙한 종목이라는 점도 진입 부담을 낮췄다.

하지만 익숙한 종목이라고 상품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형 ETF처럼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하는 구조가 아니다. 한 기업의 실적 전망, 반도체 업황, 외국인 수급, 세계 기술주 흐름에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최근처럼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장에서는 손실 폭이 더 빨리 커진다. 하루 하락률이 크면 레버리지 상품은 그만큼 더 크게 빠진다. 이후 본주가 반등하더라도 앞선 손실을 회복하려면 더 높은 상승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넣은 상품이 20% 빠지면 평가금액은 80만원이 된다. 다시 원금으로 돌아가려면 20% 상승이 아니라 25% 상승이 필요하다. 손실이 커질수록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도 높아진다.

A씨는 "처음에는 하루 이틀 보고 팔 생각이었는데 손실이 나니 오히려 못 팔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본주는 언젠가 오를 거라고 생각하는데, 레버리지 상품도 똑같이 버티면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ETF 이름 붙어도 일반 상품과 달라

금융당국도 출시 전부터 위험을 경고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2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 유의사항을 안내하며, 이 상품이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손익이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2026년 5월 27일 상장됐다. ETF는 8개 운용사가 16개 상품을 출시했고, ETN은 1개 증권사가 2개 상품을 내놨다. 기초자산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신규 투자자는 일반교육 1시간과 심화교육 1시간을 이수해야 하고, 기본예탁금 1000만원 이상도 필요하다. 다만 교육을 들었다고 해서 투자자가 괴리율과 음의 복리효과, 단일종목 집중 위험을 모두 체감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국내 주식 가격제한폭이 상하 30%인 점을 고려하면 2배 레버리지 상품에서 이론적으로 하루 최대 60% 손실이 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또 기초자산이 30% 오른 뒤 다시 30% 내리면 일반상품은 9% 손실이지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36% 손실이 난다는 예시도 들었다.

결국 이렇게 ETF라는 이름이 붙어도 상품 구조는 일반 주식이나 분산형 ETF와 다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특정 종목의 단기 방향성에 수익률이 크게 좌우되는 고위험 상품이다. 매수 전에는 본주 전망뿐 아니라 보유 기간, 손실 한도, 괴리율, 음의 복리효과까지 확인해야 한다.

B씨는 최근 보유하던 레버리지 상품 일부를 정리했다. 그는 "2배로 벌 수 있다는 말만 봤는데, 실제로는 2배로 잃을 수도 있다는 걸 먼저 배웠다"며 "삼전이나 하이닉스를 좋게 보는 것과 2배 상품을 사는 건 다른 문제인 것 같다"고 푸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기자 정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ETF #레버리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