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일 끊기면 최대 4시간 보전… 제주, 건설노동자 '기후보험'
7월 하순 공공 건설현장서 본격 시행
1억원 이상 공사·퇴직공제 가입자 대상
폭염 중대경보·작업 전면중단 기준 지급
최대 4시간… 시간당 1만7210원 보장
상생기금 9억원·도비 1억원, 3년간 운영
피해 입증 줄인 지수형 보험 현장 적용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폭염 때문에 건설 현장이 멈추면 일용직 노동자의 소득도 끊긴다. 제주도가 이런 기후위험을 사회적 안전망으로 보완하기 위해 7월 하순부터 건설 일용직 노동자에게 작업 중단 시간만큼 소득 일부를 보전하는 '기후보험'을 시행한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 경제통상진흥원은 오는 10일 보험사 대상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내고 7월 하순까지 사업자를 선정해 보험 운영에 들어간다.
지원 대상은 제주도와 행정시 등 공공부문이 발주한 1억원 이상 건설공사 현장에서 퇴직공제에 가입한 일용직 노동자다.
보험금 지급에는 기상 상황과 실제 작업 중단이라는 두 가지 기준이 적용된다. 오후 1시 이전 폭염 중대경보가 발령되고 현장 작업이 전면 중단되면 실제 일하지 못한 시간에 따라 최대 4시간까지 소득 감소분 일부를 보장한다.
기존 보험처럼 노동자가 피해 규모를 일일이 입증하기보다 사전에 정한 기상지표와 작업 중지 여부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제주도는 이를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건설 일용직 노동자 대상 '지수형 기후보험'이라고 설명했다.
보험금은 대한건설협회의 건설업 임금실태조사에서 공표하는 보통인부 시중노임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기준 일당은 17만2068원이다. 이를 8시간 기준 시급으로 환산한 뒤 80%를 적용해 시간당 1만7210원을 지급한다. 최대 4시간을 모두 보장받으면 하루 지급액은 6만8840원이다.
보험금 청구 절차도 간소화한다. 기상청 특보와 현장 작업 중지라는 객관적 조건을 확인해 지급하고 전용 콜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는 3년간 10억원이 투입된다. 제주도는 지난 3월 금융위원회 주관 상생보험 공모를 통해 보험업권 상생기금 9억원을 확보하고 도비 1억원을 더했다.
기후보험 도입 배경에는 길어진 폭염이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폭염특보 발령 일수는 2023년 38일에서 2024년 67일, 지난해 80일로 늘었다.
지난해 제주지역 온열질환자는 107명으로 집계됐다. 폭염은 건설 노동자의 건강만 위협하지 않는다. 안전을 위해 작업을 멈추면 임금도 함께 줄어드는 일용직 고용구조에서는 기후재난이 곧바로 생계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보험은 노동자의 안전과 소득 사이에서 발생하던 공백을 줄이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임홍철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지수형 기후보험이 건설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살피겠다"며 "'도민 먼저, 안전 먼저'라는 민선 9기의 핵심 가치를 담아 사회적 기후 안전망의 선도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