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삶, 욕망에 끌려가지 않아야 평온하다[책을 읽읍시다]
취업을 해도 미래가 선명해지지 않고, 월급을 받아도 집과 노후는 멀게 느껴진다. SNS 속 타인의 성취와 소비는 수시로 자신의 삶과 비교하게 만든다. 서른을 전후한 청년들이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라고 묻게 되는 이유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가 쓴 '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은 이 같은 30대의 불안을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사유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은 불안정한 고용 환경, 흔들리는 소득 구조, 늦어진 자립, 과잉 경쟁과 비교 문화 속에서 청년 세대가 겪는 불안을 개인의 나약함이 아닌, 사회적 조건과 욕망의 문제로 바라본다. 책의 중심에는 에피쿠로스가 말한 평온이 있다. 흔히 에피쿠로스는 쾌락주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이 주목하는 쾌락은 소비나 향락의 과잉이 아니다. 몸의 고통을 줄이고 마음의 두려움을 덜어낸 상태, 즉 불필요한 욕망에 끌려가지 않는 삶에 가깝다.
저자는 이 개념을 오늘의 30대가 겪는 불안의 언어로 옮긴다. 더 좋은 직장, 더 높은 연봉, 더 안정된 미래를 바라는 마음은 자연스럽지만, 그 욕망이 삶의 방향을 세우는 힘이 아니라 자신을 몰아붙이는 압력이 될 때 불안은 커진다는 것이다. 책은 필요한 욕망과 헛된 욕망을 구분하고, "무엇이 필요한가", "어디까지면 충분한가"를 묻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불안의 원인을 들여다보는 데서 출발해 욕망을 정리하고, 성공과 거리를 두며, 관계의 안전망을 복원하고, 끝내 평온을 일상의 기술로 익히는 흐름이다. 이 구성은 단순한 자기계발식 처방과 다르다. 당장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알려주기보다, 무엇에 덜 끌려가야 하는지를 묻는다. 또 저자는 성공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성공이 자신을 전부 설명하게 내버려두지 말라고 경계한다. 성취는 중요하지만, 성취가 곧 삶의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더 높은 자리에 올라도 불안은 다른 방식으로 되돌아온다. 이미 얻은 것을 지켜야 하고, 계속 증명해야 하며, 타인의 기대에 맞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관계에 대한 장에서는 불안을 견디는 힘으로 신뢰와 협력을 말한다. 경쟁의 논리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 관계는 때때로 또 다른 부담이 되지만, 동시에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안전망이기도 하다. 책은 타인을 이기거나 지배하는 관계가 아닌, 서로를 지탱하는 관계의 감각을 회복하자고 제안한다. 이 책의 미덕은 불안을 없애겠다고 장담하지 않는 데도 있다. 불안은 현대인의 삶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어렵다. 대신, 책은 불안과의 거리 조절을 말한다. 불안을 믿지 않는 법, 불안을 키우지 않는 법, 불안에 삶의 운전대를 넘기지 않는 법을 차분히 안내한다. 출판사 헤이북스 측은 "서른의 자유는 거창한 성공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남보다 앞서가는 데서도, 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데서도 아니다"며 "두려움과 헛된 욕망에 덜 끌려갈 때, 비로소 자기 삶의 중심은 조금씩 회복된다"고 평했다.
한편, 저자는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로, 연금·복지·사회보장 정책을 연구해온 경제학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을 지냈으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연금개혁 논의에도 참여했다.
유선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