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조건 맞으면 美반도체 추가 투자 가능"...韓·해외 동시다발적 추진
최 회장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식 참석
"美 추가 투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전력 등 여건 맞으면 반도체 팹 건설 가능"
SK하이닉스 국내서도 1100조 투자 계획
반도체 고점론 일축.."주문 요청 쇄도"
【서울·뉴욕=조은효 기자 이병철 특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적합한 입지와 조건이 갖춰진다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공개적으로 해외 반도체 팹(공장) 투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지난달 일본 출장 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더욱이 전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와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는 발언이 보도된 직후 나온 대미 투자 관련 발언이라는 점에서 향후 SK그룹이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식 직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시설 외에도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전력·용수·인력·공급망 등 여건이 갖춰질 경우 메모리 생산공장 건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약 40억 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 메모리 패키징(후공정)공장 구축에 이어 반도체 생산시설(팹) 건설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 회장은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도 "전력과 용수, 부지 등 조건만 갖춰진다면 미국이든 다른 나라든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한국 생산을 줄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어느 한 나라의 생산기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능력 자체를 더 늘려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 보고회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2기(약 400조원, 1기당 200조원) 신규 건설을 비롯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총 4기(2033년까지 총 600조원) △청주 반도체 팹 MI17(80조원·낸드 생산) △청주 첨단 패키징 시설 P&T7(20조원, 2027년말 완공) 등 국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장기적으로 11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와 미국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팹 투자를 전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이어 메모리 공장과 별도로, AI와 AI 데이터센터, AI 기술, 스타트업, 파트너와의 합작투자(JV)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수백억달러(수십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미국 현지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인공지능(AI) 생태계 전반에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주도 하에 설립한 AI컴퍼니가 미국 AI 투자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14조원 출자를 시작으로 SK(주),SK텔레콤 등이 공동출자에 가세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미국 증시에서 제기되고 있는 반도체 수요 및 반도체주 고점론에 대해 "AI 시대에는 반도체 수요 구조 자체가 다르다"고 일축하며, "5년 내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음에도 고객사들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이고 일반 D램까지 더 공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사용하는 사람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늘면서 토큰 생성량도 급증하고 있다"며 "시장 확대 속도가 경쟁 변수보다 훨씬 빠르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에 대해 "글로벌 자본시장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세계 인재 확보와 글로벌 투자자 기반 확대 측면에서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15년 전 하이닉스를 인수했을 때는 꿈처럼 느껴졌지만 이제 그 꿈이 현실이 됐다"며 "이번 상장은 SK와 하이닉스 모두에게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이병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