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사흘에 한번 꼴 신메뉴… 커피 프랜차이즈 알바들 비명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커피전문점 포화에 신메뉴 경쟁 과열
투썸 올들어 64개, 컴포즈 42개 출시
"기존 메뉴 익숙해 질 만하면 또 나와"
잦은 출시에 품질·재고관리 우려 확대

한 소비자가 메가MGC커피의 라면땅 제품 퀄리티에 불만을 제기한 사진 SNS 갈무리
한 소비자가 메가MGC커피의 라면땅 제품 퀄리티에 불만을 제기한 사진 SNS 갈무리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신제품 출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주요 브랜드별로 한 달 평균 최대 10개의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현장 아르바이트생과 점주들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단기간의 과도한 신메뉴 출시로 레시피 숙지가 미흡해 품질이 떨어지고, 악성 재고까지 누적되면서 피로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흘에 한번 꼴 신메뉴… 커피 프랜차이즈 알바들 비명

자고나면 쏟아지는 신제품

12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 전문점 브랜드들의 과도한 신제품 출시로 인해 일선 현장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올 들어 최근까지 투썸플레이스는 64개, 컴포즈커피는 42개, 메가MGC커피는 41개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한 달에 브랜드별로 7~10개꼴로 신제품이 쏟아진 셈이다.

문제는 잦은 신메뉴 출시가 현장의 품질 저하와 원재료 폐기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점이다. 전 매장을 100% 직영으로 운영하는 스타벅스 코리아도 올해만 52개의 신메뉴를 내놨다. 그나마 스타벅스는 본사의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에 신제품 업무 부담이 덜한 편이다. 반면, 가맹 방식의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짧게 근무하는 알바생들이 스타벅스 못지않게 쏟아지는 수많은 메뉴의 레시피를 단기간에 숙지하고 완벽히 제조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메가커피 아르바이트생 김모씨는 "기존 메뉴에 적응할 시간도 부족한데 신메뉴가 출시되면 레시피를 다 외우고 주방의 재료 위치나 소분 방식까지 모두 바꿔야 해 부담스럽다"며 "크레페나 라면땅 등 음식까지 만들다 보니 이곳이 음식점인지 카페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잦은 신제품 출시로 매장별로 음료 품질이 일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가맹점주들의 불만도 크다. 상당수의 신제품 재료가 본사에서만 구매할 수 있어 금전적 부담이 큰 데다가 비인기 제품은 행사 기간이 끝나면 폐기 처분하는 것도 많기 때문이다. A커피 프랜차이즈 이모 점주는 "신제품은 기존에 매입하던 원재료를 전혀 활용하지 않아 새롭게 발주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수십개 제품을 내놓고 '하나는 흥행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출시하다 보니, 한두개의 인기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들은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 처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나는 흥행하겠지" 개발 방식 문제

커피 전문점들이 신제품 과당 경쟁에 빠진 건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아이돌이나 지식재산권(IP)과 협업한 신제품들의 경우 팬덤에서 구매와 자발적인 바이럴을 통해 브랜드의 충성고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메리카노 등 주력 메뉴들은 소비자의 가격 저항선이 강해 쉽게 값을 올릴 수 없다 보니 단가가 높은 디저트나 신규 음료 메뉴를 통해 평균 객단가를 높여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각 매장의 상권이나 인력 상황 등을 고려해 가맹점별로 신제품 출시 및 도입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신제품 출시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마케팅 차원의 목적도 있지만, 원재료 본사 구입 비중을 높여 본사의 매출을 올리려는 숨은 의도도 있다"며 "무분별하게 여러 제품을 쏟아내기보다는, 흥행할 만한 제품 하나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연구개발 및 마케팅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커피 전문점 #신메뉴 #경쟁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