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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국제 중재허브 기반 갖춘 韓… 언어장벽 허물면 날개 달것"

송지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푸이키 에마뉘엘 타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 사무총장
중재친화적 법원·경험 많은 로펌
싱가포르·홍콩 제칠 잠재력 충분
인천·부산에 해사법원 개원 앞둬
영어재판 가능하다면 이용 늘 것

사진=송지원 기자
사진=송지원 기자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 우수한 인력, 사법 인프라를 모두 갖췄다. 5년 안에 해외 유수 기업들이 싱가포르나 홍콩을 제치고 서울을 중요한 분쟁해결지로 선택할 만큼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푸이키 에마뉘엘 타 대한상사중재원(KCAB) 국제중재센터 사무총장(사진)은 15일 한국의 국제상사분쟁 중재 역량을 이같이 평가했다. 지난해 4월 국제중재센터 최초의 외국인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타 사무총장은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과 홍콩국제중재센터(HKIAC)에서 20년 넘게 활동한 국제중재 전문가다.

타 사무총장은 한국의 가장 큰 강점으로 접근성과 비용을 꼽았다. 타 사무총장은 "중국·일본·대만 기업 입장에서는 영국 런던이나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보다 서울이 훨씬 접근하기 쉽다"며 "숙박비와 심리시설 이용료 등 전반적인 비용도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재 친화적인 법원, 영미법 기반 국제중재 경험이 풍부한 로펌과 전문 법률인력,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중재규칙과 심리시설까지 갖춘 만큼 "서울은 국제 분쟁해결 허브로 성장하기 위한 모든 '재료(raw ingredients)'를 이미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경쟁력이 해외에 충분히 알려지지 못한 점은 과제로 지목했다. 현재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중재판정을 집행하거나 법원 절차를 진행하려면 상당수 서류를 한국어로 번역해야 한다. 반면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는 영어만으로 대부분의 법원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 해외 기업들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타 사무총장은 "외국 기업과 법률대리인이 한국 법원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28년 3월 인천과 부산에 개원 예정인 해사국제상사법원이 한국의 국제 분쟁해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사국제상사법원은 해상 충돌, 선박 건조·매매, 해상보험 등 전문적이고 복잡한 해양·국제상사 분쟁을 전속 관할하는 특수법원이다. 지금까지 영국 런던이나 싱가포르에서 해결되던 해사 및 국제상사 소송을 국내로 유치해 연간 약 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소송비 해외 유출을 막는 것이 취지다. 여기에 해양 법률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인천과 부산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는 것도 설립 목적에 포함됐다.

타 사무총장은 "해사국제상사법원에서 영어 재판을 진행하고 영문 판결문도 제공한다면 해외 기업들의 심리적 장벽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법원 결정과 판례를 영어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외국 기업들도 한국을 친숙한 중재지로 인식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정부와 법조계, 기업이 '국제중재 허브'로서의 한국을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성도 강조했다. 타 사무총장은 "홍콩과 싱가포르는 정부와 법무부, 중재기관, 법조계가 함께 세계 컨퍼런스를 돌며 자국의 법률서비스와 국제중재 시스템을 홍보한다"며 "한국도 중재기관만 노력해서는 한계가 있다. 한국을 국제 상사 분쟁해결 거점으로 알리는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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