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최종현학술원, 해양질서 재편 진단…"공급망 회복력이 국가 생존 좌우"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수출입 물동량 대부분 바닷길 의존
북극항로·AI 해군 등 미래 전략 제시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이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대한민국 해군 공동 주최 포럼 '바다가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 공공재 질서의 균열, 대한민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해군 제공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이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대한민국 해군 공동 주최 포럼 '바다가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 공공재 질서의 균열, 대한민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해군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제 해양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해상교통로 안정 확보가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양안보를 더 이상 군사 영역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공급망과 에너지, 제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경제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종현학술원은 대한민국 해군과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바다가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를 주제로 공동 포럼을 개최하고 국제 해양질서 변화에 따른 대한민국의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 유재준 해군 대령,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은 바다를 통해 성장한 대표적인 해양국가"라며 "바닷길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와 안보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산업계, 학계, 군이 함께 지속 가능한 번영을 뒷받침할 해양안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형곤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경제를 '해양경제'라고 규정하며 해상교통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우리나라 수입 물동량의 99.9%, 수출 물동량의 97.9%가 해상을 통해 이동하고 에너지 수입의 약 96% 역시 바닷길에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은 항공으로 수출할 수 있지만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와 원자재, 소재·부품·장비는 대부분 해상을 통해 들어온다"며 "해상교통로 차질은 물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공급과 제조업 생산,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흔드는 경제안보 문제"라고 진단했다.

유재준 해군 대령은 미국 중심 국제질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국가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해양안보는 군사 문제가 아니라 공급망과 에너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경제안보이자 국가 생존의 문제"라며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첨단기술과 조선·방산 역량을 강화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규 PADO 편집장(왼쪽부터),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재준 해군 대령,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대한민국 해군 공동 주최 포럼 '바다가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 공공재 질서의 균열, 대한민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참석해 토론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김동규 PADO 편집장(왼쪽부터),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재준 해군 대령,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대한민국 해군 공동 주최 포럼 '바다가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 공공재 질서의 균열, 대한민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참석해 토론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특히 미래 해군 경쟁력은 인공지능(AI) 기반 정보분석과 지휘통제 능력이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함정과 잠수함, 위성, 레이더 등 다양한 감시자산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AI를 활용해 위협을 조기에 탐지·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정보를 가장 빠르게 연결하고 가장 신속하게 결심하는 능력이 미래 해군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전략 변화에도 주목했다. 그는 "미국은 더 이상 모든 해양 공공재를 단독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미국이 질서를 설계하고 동맹국이 역할을 분담하는 형태가 현실적인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국가통제선대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사시 전략물자를 안정적으로 수송할 수 있는 국적 중심 선대를 확보하고 국가필수선대와 해군 호위체계를 연계한 국가 해상수송안보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는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해양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북극항로를 통한 에너지 도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대한민국 해군의 중요한 임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해양안보를 군사 영역을 넘어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경제안보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공급망과 에너지,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군사력뿐 아니라 외교와 산업, 법·제도, 조선·해운을 아우르는 범정부 차원의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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