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경찰, '李 가덕도 피습' 배후세력 없다 결론…공범·허위보고서 확인 [종합]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테러방지법상 '테러'로 지정돼 재수사
주범 전 직장동료 A씨 추가 공범 확인
현장 물청소 과정에서도 증거 인멸
테러 미지정 과정서 허위 보고서 작성
다만 별도 배후세력 개입 정황 없어
7명 송치 외 범죄 혐의점 발견 못해

지난 2024년 1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4년 1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이재명 대통령의 '부산 가덕도 피습 사건'을 재수사해 추가 공범과 현장 증거인멸, 허위 보고서 작성 등에 연루된 경찰·국가정보원 관계자 등을 검찰에 넘겼다. 범인 김모씨는 자신의 정치 성향에 맞는 유튜브 영상과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인 뒤 이를 편향적으로 확대 해석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별도의 배후세력이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국정원 관계자 7명 송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가덕도 테러 사건 수사 태스크포스(TF)'는 16일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추가 공범 1명과 경찰 관계자 3명, 김상민 전 검사(당시 국정원 법률특별보좌관)를 비롯한 국정원 관계자 2명 등 총 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2024년 1월 2일 부산 가덕도를 방문했다가 김모씨(67)가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을 찔려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았다. 올해 1월 이 사건이 테러방지법상 '테러'로 지정되면서 경찰은 TF를 꾸려 6개월간 공범·배후세력과 현장 물청소에 따른 증거인멸, 사건 축소·은폐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

TF는 관계자 재조사와 압수수색,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분석을 통해 김씨의 전 직장동료 A씨를 추가 공범으로 판단했다. A씨는 2023년 4월께 김씨의 범행 계획을 알고도 소지품 처분을 돕고 범행을 정당화하는 내용의 메모를 언론에 전달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는 등 범행 결의를 강화한 혐의를 받는다. TF는 A씨를 살인미수방조와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4월 송치했다.

경찰의 사건 현장 물청소 과정에서도 위법이 확인됐다. 당시 부산강서경찰서장 B씨와 관계자 C·D씨는 현장 감식과 증거물 수집이 이뤄지기 전 경찰관들에게 물청소를 지시해 혈흔 등 주요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이후 책임을 피하기 위해 '수사 부서와 협의해 물청소를 진행했다'는 취지의 허위 보고서를 작성해 상급 기관 등에 보고했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언론과 국회, 수사기관 등에 현장 물청소 경위가 사실과 다르게 설명되면서 필요한 후속 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TF는 퇴직한 B씨를 직권남용과 증거인멸,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C·D씨를 직권남용과 증거인멸 혐의로 각각 송치했다.

TF 관계자는 "윗선의 지시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했지만 당사자와 관계자, 지휘부 모두 지시 사실을 부인했고 관련 보고나 지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주요 인사에 대한 경호·경비 책임이 관할 경찰서에 있는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한 만큼 비난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테러 미지정 과정에서도 허위 보고서가 작성된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 당일 부산지역 대테러합동조사팀이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았는데도 국가정보원 테러 담당 부서 관계자 E·F씨는 합동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국정원은 해당 보고서를 관계 부처에 통보한 뒤 김씨의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별도의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김 전 검사는 지난해 3월 테러 해당 여부를 검토하면서 범행 도구인 18㎝의 개조 흉기를 '커터칼'로 축소해 기재하는 등 허위 사실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이 보고서를 근거로 사건이 테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TF는 김 전 검사를 비롯한 국정원 관계자 2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지난 3일 검찰에 송치했다.

TF 관계자는 "여러 가지 확보한 자료, 진술, 보고서를 쓰게 된 경위 등을 봤을 때 작성에 의도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작성자가 커터칼이 아님을 인지했음에도 보고서에는 그렇게 쓴 것으로 봤다"고 했다. 이어 "당시 정부의 개입이나 외압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해당 보고서로 당시 테러에 대한 판단이 미뤄지는 단초가 됐다"고 부연했다.

'피습 사건' 별도 배후세력 없어

다만 이번 사건에서 별도의 배후세력이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TF는 프로파일링과 유튜브 구독 기록 분석 등을 통해 김씨가 2018년께부터 자신의 정치 성향에 맞는 영상과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인 뒤 이를 편향적으로 확대 해석한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극단적인 성향과 공범의 조력이 더해져 범행에 이르렀다는 게 TF의 결론이다.
아울러 TF는 김씨가 2023년 12월 말 이 대통령의 인천공단소방서 방문 당시에도 범행을 시도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김씨의 범행 시도는 기존 5차례에서 6차례로 늘었다.

TF 관계자는 "당적 및 신상 비공개 과정의 외압설과 사건 축소 보고, 경찰의 국정원 합동조사 차단, 헬기 이송 논란과 관련한 정보기관 개입 등 각종 의혹을 면밀히 확인했으나 송치 결정한 부분 외에는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의도적·악의적 조작정보 등 허위사실 유포글 184건에 대해 관련 기관에 차단·삭제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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