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붕괴 사고의 진실…광명시, 14개월 추적 끝에 '총체적 복합 부실' 규명했다
설계·시공·감리 전 과정 하자 확인…간격 무시한 과도한 굴착이 구조적 붕괴로 연결
박승원 시장 "지방정부 안전 감시망 넓혀야… 중앙정부에 제도 혁신안 제출할 것"
【파이낸셜뉴스 광명=장충식 기자】지난해 4월 근로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 현장 붕괴 참사가 지반 조사 왜곡부터 설계 오류, 시공 부실에 감리 소홀까지 건설 전 과정의 부실이 누적돼 발생한 '총체적 인재'로 밝혀졌다.
16일 경기 광명시에 따르면 시는 사고 직후 구성한 자체 조사위원회를 통해 14개월간 벌인 끈질긴 추적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도심지 지하 공사의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지자체의 긴급 제동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법 개정안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당시 공사 중이던 지하 터널의 천장과 그 상부에 있던 도로가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주저앉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원청사인 포스코이앤씨 소속 근로자 1명이 붕괴물에 깔려 숨졌고, 하청업체 굴착기 기사 1명이 전신에 심각한 부상을 입는 참변으로 이어졌다.
광명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가 규명한 사고 원인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물려 돌아간 '복합적 연결고리'였다.
첫 단추인 지반 조사 단계부터 실제로는 매우 약한 풍화토 지반임에도 단단한 연암 지반으로 왜곡 분석하여 터널이 견뎌야 할 이완하중을 턱없이 낮게 산정했다.
게다가 터널 천장을 떠받치는 핵심 뼈대인 중앙기둥을 설계할 때는 연속 벽체 기준으로 하중을 계산해 놓고, 실제 도면에는 기둥식으로 축소 설계해 기둥이 버틸 수 있는 강도를 스스로 깎아내렸다.
시공 중 편토압을 막기 위한 규정 굴착 간격(20m 이내) 역시 제대로 지키지 않고 최대 43m까지 벌려 압력을 가중시켰으며, 감리는 이러한 설계 변경과 현장 하자를 단 한 번도 걸러내지 못했다.
가장 무게를 둔 부분은 행정제도와 법률 개정이다. 시는 현장에서 위험 징후가 발견될 경우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즉각 '긴급안전조치명령'을 내려 공사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강력한 요청 권한을 부여해 달라고 건의했다.
또 국토부 주관의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 구성 시 지자체 참여를 의무화하고, 지하안전평가 승인 과정에서 지자체의 의견 수렴을 필수 절차로 제도화할 것을 촉구했다.
기술적 세부 기준 강화도 함께 제안했다. 도심지 근접 공사 시 땅속 시추조사 간격을 기존 100m에서 50m 이내로 대폭 좁히고, 터널 기둥부에 대한 3차원 입체 구조해석을 의무화하는 방안이다.
아울러 감리 역할을 하는 막장면 관찰자의 자격 요건을 중급기술자 이상으로 대폭 상향하고, 주요 핵심 구조물에는 실시간 계측 장비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제로 설치하는 현장 안전 개선안도 담았다.
지난해 말 '광명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지자체 차원의 감시 근거를 수립했고, 지중 탐사 장비(GPR)를 상시 운용 중이다.
특히 철도 공사 등 관내 대형 지하 개발 사업을 밀착 감시하기 위해 전담 행정 부서인 '지하안전관리팀'을 신설해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등 현장 지도 감독을 전격 강화하고 있다.
박승원 시장은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근로자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려면 현장 안전 패러다임을 뿌리째 바꿔야 한다"며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가장 현장과 맞닿아 있는 지방정부의 가장 무거운 책임인 만큼, 실효성 있는 법 개정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광명시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권고사항을 면밀히 검토하여 현장 안전체계를 철저히 재점검하겠다"며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의 불안감에 깊이 공감하며 철저한 안전을 최우선 전제로 하되, 교통 및 생활 불편이 하루 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광명시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소통하여 조속한 현장 정상화와 복구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해왔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