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가족 허위 인건비·쪼개기 계약까지… 제주 보조금 131건 '부적정'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보탬e 의심사업 등 251건 점검
지급근거 부족 29건으로 가장 많아
집행 오·남용 22건·계약법 위반 20건
허위 인건비·중복 강사수당 확인
추가조사 뒤 환수·제재부가금 검토
8월 합동점검·9월 하반기 점검 착수

제주특별자치도청 전경. 제주도는 상반기 지방보조금 사업 251건을 점검해 허위 인건비와 중복 수당 지급, 목적 외 물품 구입, 쪼개기 계약 등 부적정 사례 131건을 확인했다. 사업 부서의 추가조사를 거쳐 환수와 제재부가금 부과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특별자치도청 전경. 제주도는 상반기 지방보조금 사업 251건을 점검해 허위 인건비와 중복 수당 지급, 목적 외 물품 구입, 쪼개기 계약 등 부적정 사례 131건을 확인했다. 사업 부서의 추가조사를 거쳐 환수와 제재부가금 부과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가족에게 인건비를 지급한 것처럼 꾸미거나 같은 강사수당을 중복 지급하고, 경쟁입찰을 피하려고 계약을 여러 건으로 쪼갠 지방보조금 집행 사례가 제주도 점검에서 확인됐다. 상반기에 드러난 부적정 사례만 131건에 달해 환수와 제재부가금 부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4월 20일부터 6월 20일까지 지방보조금 부정수급 일제점검을 벌여 131건의 부적정 사례를 확인했다.

점검 대상은 지방보조금관리시스템 '보탬e'의 탐지 기능으로 추출한 부정수급 의심사업 235건과 정산을 마치지 않은 사업 16건 등 모두 251건이다.

제주도는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2개 반, 6명 규모의 점검단을 꾸려 보조금 집행서류와 계약·회계자료를 확인하고 필요한 사업은 현장에서 점검했다.

보탬e는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교부부터 집행과 정산까지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지출 패턴과 증빙자료 등을 토대로 이상 징후가 있는 사업을 선별하지만, 시스템이 의심사업으로 분류했다는 사실만으로 부정수급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점검에서 가장 많이 확인된 유형은 지급근거 부족으로 29건이었다. 집행 오·남용이 22건으로 뒤를 이었고 지방계약법 위반과 기타 증빙 미비가 각각 20건으로 집계됐다. 회계처리 미흡은 18건, 인건비 등 허위지급은 17건, 수익금 관리 부적정은 5건이었다.

일부 사업에서는 가족 등에게 인건비를 지급한 것처럼 처리하거나 보조사업자 대표가 본인의 인건비를 받아 간 정황이 확인됐다. 같은 강사에게 수당을 중복 지급한 사례도 나왔다. 보조사업이 끝난 뒤 뒤늦게 예산을 집행하거나 사업 목적과 직접 관련 없는 자산성 물품을 산 사례도 적발됐다.

계약 분야에서는 경쟁 절차를 피하기 위해 하나의 사업을 여러 건으로 나누는 이른바 '쪼개기 계약'이 확인됐다. 수의계약 요건을 지키지 않거나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않은 사례, 물품의 입·출고 내용을 기록하는 물품수불부를 작성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지방보조금은 민간단체와 법인, 개인 등이 공익사업을 수행하도록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이다. 보조사업자는 승인받은 목적과 집행기준에 따라 사용하고, 사업을 마친 뒤 증빙자료와 함께 정산해야 한다.

목적과 다른 곳에 보조금을 쓰거나 허위자료로 돈을 받아낸 사실이 확정되면 해당 금액을 돌려줘야 한다. 위반 정도에 따라 추가 금액을 부담하는 제재부가금이나 향후 보조사업 참여 제한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제주도가 확인한 131건 전체가 법률상 부정수급으로 최종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각 사업 부서가 추가 자료와 관계자 소명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환수와 행정제재 여부를 결정한다.

제주도는 오는 8월 부정수급 위험이 큰 사업을 대상으로 행정안전부와 특별 합동점검을 진행한다.

하반기 일제점검은 9월 7일부터 11월 6일까지 두 달간 실시한다. 보탬e가 추출한 의심사업 가운데 보조금 규모가 1000만원 이상인 사업과 2025년도 미정산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하반기부터는 지방보조금 전담조직이 상시 점검체계를 운영한다. 제주도는 상반기에 확인된 사례를 토대로 보조사업자와 담당 공무원이 활용할 집행 지침을 만들고 관련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보조금 관리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사후 환수와 처벌에 머물지 않고 사업 선정부터 교부, 계약, 집행, 정산 단계마다 위험요인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 반복적으로 적발되는 사업과 수행기관을 별도로 관리하고 점검 결과와 후속 처분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양기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하반기 전담조직으로 상시 점검을 운영하고, 사례 기반 지침·교육으로 기준을 표준화해 예방 중심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가족 허위 인건비 #쪼개기 계약 #제주 보조금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