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예탁금 3배, 변동성 잡기엔 역부족… 반도체 쏠림 해결해야"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대책 실효성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선 긍정 평가
LP 괴리율 관리 강화는 엇갈려
"기초주식 종가 변동성 키울수도"

"예탁금 3배, 변동성 잡기엔 역부족… 반도체 쏠림 해결해야"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규제를 대폭 강화했지만 시장에서는 증시 변동성을 단기간에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본예탁금을 높여 거래량은 일부 줄일 수 있겠지만 현재 수준의 규제로는 레버리지 상품 규모 자체를 크게 축소하기 어렵고, 코스피 변동성의 근본 원인인 반도체 쏠림 현상도 그대로라는 이유에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의 기본예탁금을 현금 기준 3000만원으로 상향하고, 거래단위를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투자자 진입 문턱을 일부 높일 수는 있어도 시장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린다고 투자자들이 거래를 포기할 정도의 허들은 아니다"라며 "3000만원 정도는 충분히 마련해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만큼 진입장벽으로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좌 단위 거래 역시 수십만원 수준에 불과해 시장 변동성을 낮출 정도의 규제 강도는 아니다"라며 "현재 대책만으로는 시장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운용업계 역시 거래량 감소 효과는 일부 기대하면서도 시장 변동성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예탁금 상향에 따라 거래량은 다소 줄어들 수 있겠지만 시장 변동성은 결국 레버리지 ETF 규모에 비례한다"며 "이번 대책이 상품 규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따라 효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자 가운데 적은 자금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소액투자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투자자의 무분별한 고위험 투자를 줄인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개인의 장기투자보다는 기관과 외국인의 위험회피나 차익거래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레버리지 ETF 규제보다 반도체 쏠림 완화가 시장 안정의 핵심 과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움직이는 현재 구조가 유지되는 한 레버리지 상품 규제만으로는 시장 변동성을 크게 낮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 규제는 장 마감 리밸런싱에 따른 단기 수급 왜곡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시장 변동성의 근본 원인인 반도체 업종 쏠림과 외국인 수급구조까지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LP에 대한 괴리율 관리 강화가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당국에서 주문하는 ETF 괴리율 축소를 위해서는 종가 기준으로 매매를 이어가야 하는데, 매매가 몰리다 보면 폭등이나 폭락이 발생해 오히려 시장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종가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장 마감 전부터 주문을 분산 집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괴리율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괴리율만 낮추도록 유도하기 위해 종가에 매매가 집중된다면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으로도 시장 과열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규제가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준서 교수는 "이번 조치로도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면 추가적인 보완책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도 규제가 한 번에 끝난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단계적으로 강화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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