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이 긴축 부담 낮춰… 내년초까지 기조 이어질듯 [기준금리 3년반만에 인상]
신현송 총재, 물가 잡기에 방점
"중동발 에너지충격 1년 넘을것
물가 2% 수렴 확신때까지 대응"
대출이자·고용 부담 커졌지만
원·달러 환율은 안정화 가능성
기준금리 인상 흐름이 해를 넘겨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 결정에서 주요 기준으로 삼는 물가와 성장의 방향이 모두 위를 향하고 있다. 중동전쟁의 상흔은 1년가량 이어지고, 가파른 경제성장세 역시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전쟁 간접효과 1년 간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0%)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을 할 것"이라며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충격의 간접효과는 6개월 시점에 최고 영향을 미치고, 1년 이상 가는 포물선을 그린다"고 말했다. 이미 그 효력이 나타났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이를 포함한 2·4분기 수치는 3.0%를 가리켰다. 직전 분기(2.1%)보다 0.9%p 높다. 근원물가 성장률 역시 2.2%에서 2.4%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에서 2.8%로 각각 올랐다. 신 총재는 구체적인 긴축 기간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이날 발언과 물가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그 여지를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중심의 경제성장도 긴축 환경을 조성하는 데 양방향으로 기여하고 있다. 우선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기가 냉각될 부담을 완화해주고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에는 올해 2·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0.2%)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담겼다.
중동 사태에 따른 공급충격이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상당 부분 완충됐고, 반도체 중심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영향이다. 하반기 이후에도 소득여건 개선, 3대 메가프로젝트 등을 비롯한 투자 확대 등으로 내수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2.6%)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판단했다. 내년에는 반도체 경기 확장 영향이 여타 부문으로 확산될 것으로 추정한다.
또 다른 하나는 물가의 수요 압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금리인상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수요 측 압박은 국내총생산(GDP)과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에서 가늠할 수 있다. 지난 1·4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두 지표의 증가율은 각각 3.8%, 13.2%였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국제유가 상승 시 교역조건이 악화돼 GDI가 낮아지는데 반도체 가격이 에너지 가격 상승 폭을 제치면서 이례적 현상이 벌어졌다.
신 총재는 "소득 개선이 현실화되면 수요 쪽 물가 상승 압력에 유의해야 한다"며 "금통위에서도 이를 간과해선 안 된다는 컨센서스를 어느 정도 이뤘다"고 전했다.
■차주와 고용에는 부담
통화정책엔 항상 반대급부가 있다. 이번엔 여러 조건들이 긴축의 필요성을 가리키고 있으나 가계부채 차주는 그 짐을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통화정책은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인 만큼 특정 계층에 대해선 재정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신 총재는 "취약계층의 경우 부채 상환이 지속가능하지 않을 경우 부채조정 같은 정책도 사용할 수 있다"며 "다만 도덕적 해이 문제가 있어 적정 수준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중동전쟁이 국내 고용시장에 낸 상처도 기준금리 인상을 신중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영호 한은 조사국 고용동향팀 과장은 "전쟁 영향으로 원자재, 물류 비용이 증가하면 기업 구인 유인은 약화된다"며 "4월에는 경제심리가 크게 위축됨에 따라 내수 관련 서비스업 고용이 주춤했고, 5월엔 비용충격 영향이 가중돼 전체 고용이 감소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달러가 미국으로 빨려 들어가는 강도가 약화되기 때문이다. 이번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지난 2023년 1월(1.00p%) 이후 3년6개월 만에 1.00%p로 돌아왔다. 그동안은 1.25%p에서 2.00%p 범위에서 움직였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