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도 자산’ 인식 확산… 직장인 63% "돈 내서라도 관리" [Weekend 헬스]
서울대병원 연구팀, 2040 직장인 조사
소득보다 정신·영적 건강 상태와 밀접
개인의 건강을 단순히 질병 유무가 아닌 미래의 경제적 가치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자산'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직장인 상당수도 건강을 투자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인식하며 건강관리를 위해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의향은 소득 수준보다 정신·영적 건강 상태와 더욱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윤영호 교수 연구팀은 전국 20~40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자산 가치(Health Asset Value·HAV)'에 대한 인식과 활용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건강자산은 개인의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데 기여하는 모든 요인과 자원을 의미한다. 질병의 유무만 평가하는 기존 건강 개념에서 벗어나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 사회적 환경, 의료 접근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개념이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건강 상태에 대한 주관적 평가와 연간 소득을 결합해 개인의 건강자산 가치를 산출하는 평가 방법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건강자산 개념이 실제 건강관리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건강자산의 경제적 가치 인정 여부와 건강관리 유용성, 평가 프로그램 이용 의향, 맞춤형 건강 개선 프로그램 참여 의향, 비용 지불 의향 등 5개 항목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직장인의 건강자산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응답자의 80.4%는 건강자산을 평가하는 것이 실제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맞춤형 건강 개선 활동에 참여하겠다는 응답도 79.8%에 달했으며, 건강자산을 경제적 가치로 평가할 의향과 평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의향 역시 각각 76.1%로 나타났다.
특히 실제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응답도 63.4%에 달했다. 이는 건강관리를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직장인의 근무 환경은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정부와 기업은 근로자의 건강을 단순한 복지 비용이 아니라 투자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구팀은 이러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함께 분석했다. 가장 눈에 띈 결과는 신체 건강보다 정신 건강과 영적 건강이 건강자산에 대한 태도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정신건강 우수군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건강 개선 프로그램에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1.42배 높았다. 또 봉사활동이나 종교 활동, 명상 등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등 영적 건강이 높은 직장인은 건강자산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는 정도가 1.45배 높았으며, 건강자산 평가가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비율도 1.42배 높았다. 반면 신체 건강이나 사회 건강,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건강자산에 대한 인식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건강관리 정책과 기업의 직장인 건강지원 프로그램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