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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설 대신 동물쇼·퀴즈쇼…美 주요 방송사 생중계 거부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ABC·NBC·CNN 등 정규 방송 편성…폭스뉴스 등 실시간 연설
트럼프 "방송면허 박탈해야"…과거 바이든·오바마도 편성 제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2020년 선거를 전후해 미국 유권자 파일 2억2000만건을 입수했다"라고 주장하며 당시 외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사진=뉴시스·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2020년 선거를 전후해 미국 유권자 파일 2억2000만건을 입수했다"라고 주장하며 당시 외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사진=뉴시스·AP

[파이낸셜뉴스] 미국 주요 방송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황금시간대 대국민 연설을 잇달아 생중계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언론의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폴리티코 등 미 현지법인은 ABC와 NBC, CNN 등 주용 방송사들이 이날 오후 9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TV로 생중계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BC와 NBC는 각각 퀴즈쇼와 동물 프로그램 등 기존 편성을 유지했고, CNN도 정규 뉴스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다만 ABC와 NBC는 자체 스트리밍 채널을 통해, CNN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연설을 생중계했다. CBS는 연설 시작 후 수 분이 지나 중계를 시작했고, 폭스뉴스 등 친트럼프 성향 방송사는 연설을 실시간으로 내보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국가적 현안이나 주요 정책을 발표하는 프라임타임 연설을 주요 방송사들이 동시 생중계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법적 의무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2018년과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수백만 명의 유권자 정보에 불법적으로 접근하는 등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연설의 생중계를 거부한 미 주요 방송사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연설의 생중계를 거부한 미 주요 방송사들. /사진=연합뉴스

그는 연설 도중 ABC와 NBC를 직접 거론하며 "가짜 뉴스 방송사들이 이번 연설을 보도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그들은 연설 내용을 알고 있었다"며 "이런 사기 행위는 방송면허 취소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 전파를 무료로 사용하면서도 정직하게 보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연설에 앞서 "방송사들이 생중계해야 하고 미국 국민도 시청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 연설이 항상 생중계되는 것은 아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2022년에는 일부 방송사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위협' 연설을 편성하지 않았고, 2014년에는 ABC·CBS·NBC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민정책 관련 프라임타임 연설을 생중계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한 방송사들의 면허 취소를 여러 차례 주장해 왔다. 지난해에는 "거의 100% 부정적인 보도를 하는 방송사는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최근에는 ABC도 면허를 잃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방송사의 편성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연방통신위원회(FCC)도 법적으로 방송 네트워크의 면허를 일방적으로 취소할 권한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과 별도로 ABC 모회사 디즈니와 NBC 모회사 컴캐스트는 현재 FCC의 조사를 받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와 주요 방송사 간 긴장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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