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핵심원료 생산기술 확보… 황금알 시장 진출
삼성바이오, 폴리펩타이드 인수
스위스 펩타이드 CDMO 기업
전문인력·기존 고객사 등 승계
美 등 5개국 6개 생산거점 확보
종합 바이오 플랫폼 도약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폴리펩타이드 인수는 단순히 새로운 생산 품목 추가가 아닌 종합 바이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앞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항체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을 넘어 다양한 바이오 모달리티를 아우르면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바이오 산업은 항체뿐 아니라 펩타이드,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mRNA 등 차세대 모달리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번 인수는 특정 분야에만 의존해서는 장기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펩타이드에 주목한 가장 큰 이유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를 비롯한 'GLP-1' 계열 치료제가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자리 잡으면서 펩타이드 의약품 생산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이 2026년 약 55억달러에서 2035년에는 약 291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평균 성장률만 20%를 웃도는 대표적인 고성장 시장이다.
문제는 펩타이드 생산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이다. 합성 공정이 복잡하고 품질관리 기준도 까다로워 전문 생산시설과 노하우가 필수다. 실제 펩타이드 개발기업의 60% 이상이 전문 CDMO를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로 단숨에 글로벌 펩타이드 생산기술과 고객사를 확보하게 됐다.
인수 대상인 폴리펩타이드는 초기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가능한 엔드투엔드(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유럽과 미국, 인도 등 5개국 6개 생산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인수의 의미는 생산 품목 확대에만 그치지 않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수년간 미래 바이오산업을 겨냥한 사업 확장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 2021년 mRNA 생산 역량을 확보했고, 지난해에는 ADC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이어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평가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를 선보였으며, 제3바이오캠퍼스에서는 CGT와 차세대 백신 생산시설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더 이상 '항체 CDMO 기업'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거의 모든 바이오 모달리티를 제공하는 '원스톱 CDMO'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고객 확대 효과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은 항체와 펩타이드, ADC 등을 동시에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 고객에게 펩타이드 서비스를, 반대로 펩타이드 고객에게 항체 생산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어 교차 수주 기회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대규모 인수는 단순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생산능력(Capacity), 사업 포트폴리오(Portfolio), 글로벌 거점(Geography)을 동시에 확대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대 축 전략'을 완성하기 위한 퍼즐이라는 분석이다.
페터 빌덴 폴리펩타이드 그룹 이사회 의장은 "우리의 기술 경쟁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압도적인 생산 역량과 운영 노하우와 결합되면 고객에게 더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