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당신은 피로를 '끌어' 쓰고 있다 [똑똑한 웰니스]
[파이낸셜뉴스] 찌는 듯한 여름 더위 속, 얼음이 가득 찬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이켜면 몸속 깊은 곳까지 청량한 기분이 드는 것과 동시에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순간의 시원한 '각성'이 반복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카페인 과다 섭취'의 덫에 빠지기 쉽다.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던 한 잔의 즐거움이 어느새 불안과 불면, 이전보다 더 큰 피로라는 부작용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카페인을 제대로 알고 마시고 있는 걸까. 매일 마시는 음료 속 카페인과 건강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짚어본다.
일반적인 하루 섭취량이 커피 1~2잔 수준이라면 치명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여러 형태의 음료를 무심코 나눠 마시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카페인 누적량이 위험 수치에 도달한다.
카페인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우리 몸에서는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카페인이 몸에서 작용하는 '원리'부터 파악해야 한다.
카페인은 우리 몸이 피로를 인지하게 만드는 신경세포인 '아데노신'과 분자식이 비슷하다. 그 말은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아데노신 자리를 카페인이 차지한다는 것과 같다. 아데노신이 카페인에 자리를 빼앗겨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우리 몸은 피곤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 결과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관이 수축하는 등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각성' 상태가 되는 것. 집중력이 올라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뇌를 속이는 착시 현상일 뿐이다. 카페인 효과가 떨어진 후에는 주변에서 대기하던 아데노신이 활동을 시작한다. 감춰둔 피로까지 한 번에 끌어다 써 '극심한 피로'를 느끼게 된다.
카페인은 비단 커피뿐만 아니라 에너지 드링크에도 들어있다. 시판되는 에너지 드링크 1캔에는 보통 60~100mg의 카페인이 존재한다. 아메리카노 1잔에 비하면 에너지 드링크 1잔의 카페인 양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음료 전체 용량에 대비하면 오히려 고농도인 경우가 많다. 간혹 카페인 대신 '과리나 추출물'을 함유한 에너지 드링크도 있다. 얼핏 카페인의 대체제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과리나는 식물성 천연 카페인을 다량 함유한 열매다.
에너지드링크는 카페인과 동시에 타우린, 비타민, 당도 들어있다. 일시적인 피로 회복에는 커피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그러나 효과가 떨어지면 역시 급격한 피로가 찾아온다.
식품의약처의 자료에 따르면, 성인의 1일 카페인 섭취량은 400mg을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산부는 300mg 이하를 권장한다. 아메리카노 1잔에는 보통 150~200mg의 카페인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페인은 피로를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물질이 아니다. 그저 뇌로 전달되는 졸음 신호를 잠시 가려두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눈가림을 하는 동안에도 피로는 차곡차곡 쌓이고, 효과가 밑천을 드러내면 한꺼번에 쏟아진다. 피로를 털어내려던 선택이 도리어 피로를 삶에 고착시키는 셈이다.
결국 해법은 무조건적인 단절이 아닌 '관리'에 있다. 하루 동안 마신 음료의 양과 시간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음용 패턴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일정 시간 이후에는 디카페인 음료로 전환하거나, 고함량 에너지 드링크를 일상적인 선택지에서 제외하는 식의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졸음이 몰릴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거나 화장실에 다녀오는 등 주의를 환기해보는 것도 좋다. 결국 몸을 회복하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원은 질 좋은 수면과 휴식에 있다. 카페인은 일상을 보조하는 수단일 뿐이다.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