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사태의 재현?"...2700원 과자 때문에 해고당한 억대 연봉자
[파이낸셜뉴스] 미국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 무인 계산대(키오스크) 시스템 오류로 인해 과자를 도둑맞았다는 누명을 쓰고 해고당하는 근로자들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와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시간주 포드 조립 공장에서 약 9년간 근무한 닉 나보즈니(38)는 최근 과자 두 봉지를 결제하지 않고 가져갔다는 이유로 해고 처리됐다.
그는 "카드 결제기에 체크카드를 댔을 때 신호음과 함께 화면이 반짝여 결제가 완료된 줄 알았다"며 "높은 임금을 받으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내가 고작 몇 달러짜리 과자를 훔치겠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나보즈니는 시급 40달러(약 5만 5000원)를 받으며 초과 근무를 포함해 지난해 12만 5000 달러(약 1억 70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 바 있다.
포드 공장 내 무인 매대의 결제 오류로 인한 근로자 해고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켄터키주 트럭 공장에서 11년간 근무한 전기기사 커트 크롬(60) 역시 야간 근무 중 당뇨로 인한 저혈당 증상이 오자 1.95달러(약 2700원)짜리 쿠키를 사 먹었다가 절도 혐의로 해고됐다.
크롬은 이후 은행 거래 내역을 직접 확인해 결제가 정상 처리되었음을 입증했다. 포드 측은 결제 사실이 확인되자 그에게 3만 3000 달러(약 4500만 원)의 밀린 임금을 지급하고 복직을 제안했으나, 크롬은 이를 거절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현장 근로자들은 공장 내 무인 매점 운영사인 '아라마크(Aramark)'의 키오스크가 평소에도 결제 실패, 중복 청구, 화면 멈춤, 영수증 미출력 등 고장이 잦았다고 증언했다. 기계 자체의 시스템 결함을 회사가 근로자의 '절도'로 단정 짓고 억울한 해고를 남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시간 공장에서는 나보즈니 외에도 최소 3명의 근로자가 비슷한 혐의로 해고됐다가 자체 조사 결과 혐의를 벗고 복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포드와 아라마크 측은 "일부 제한적인 사례에서 제기된 키오스크 기능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미국 내 포드 공장에 설치된 무인 결제기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과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해외 기업에서 무인 계산대 오류로 근로자가 해고된 것과 유사하게, 국내에서도 경미한 음식물 취식을 둘러싸고 과도한 처벌과 법적 공방이 벌어져 논란이 된 바 있다.
국내에서 발생한 이른바 '초코파이 절도 사건'은 완주군의 한 제조회사 보안 협력업체 직원 A씨가 물류회사 사무실 냉장고에 있던 450원짜리 초코파이와 600원짜리 카스타드 등 총 1050원 상당의 간식을 꺼내 먹은 혐의로 기소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검찰은 A씨를 절도 혐의로 벌금형 약식기소했으나, A씨는 "동료들로부터 먹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 억울하다"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절도 혐의를 인정해 벌금 5만 원을 선고했다.
유죄 판결이 확정될 경우 경비업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해 직장을 잃게 되는 A씨는 1000만 원이 넘는 변호사 비용을 부담하며 항소를 진행했다. 법정에서 재판장마저 "각박한 세상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무리한 기소 및 처벌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동료들의 말을 믿고 허용된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며, 범죄의 고의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