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통제 1년' 해외선 8배 폭등, 中선 20%↑
디스프로슘값 유럽 2250달러·中 270달러
中 수출통제 장기화에 '같은 희토류, 다른 가격'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장기화하면서 같은 희토류도 중국 안과 밖의 가격이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2일 보도했다. 전기차(EV) 모터용 디스프로슘은 유럽에서 8배 폭등했지만 중국 내 가격은 20%도 오르지 않아 '이중 가격' 구조가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아거스미디어에 따르면 유럽 디스프로슘 가격은 지난 9일 기준 1㎏당 2250달러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최고치다. 중국이 수출 규제를 시행하기 전인 2025년 4월과 비교하면 8배 오른 수준이다.
EV 모터 등에 함께 쓰이는 중희토류 테르븀 가격도 같은 기간 5배 이상 치솟았다. 중국 밖에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자 일본과 유럽 기업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중국 내 디스프로슘 가격은 1㎏당 270달러에 머물렀다. 유럽 가격의 8분의 1 수준이다. 수출 규제 이전과 비교한 상승률도 20%를 밑돈다.
중국이 사실상 전 세계 중희토류 생산을 장악하고 있는 데다 수출 물량을 제한하면서 중국 내 공급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수출 규제를 시작한 2025년에도 27만t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길은 막혔지만 생산량은 줄지 않으면서 중국 내 가격은 안정되고 중국 밖에서는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한 일본 전문상사 관계자는 "중국 밖으로 수출이 정체되면서 해외 시장의 거래 물량과 유동성이 크게 줄었다"며 "적은 물량을 두고 기업들이 경쟁하면서 가격이 급격히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희토류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점도 중국 내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닛산자동차는 신형 전기차 '리프(Leaf)'에 탑재한 모터에서 중희토류 사용량을 2010년 출시된 1세대 모델보다 90% 이상 줄였다.
일본 기업들의 희토류 조달난은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은 올해 들어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일본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품목명에 '디스프로슘'이 포함된 제품의 일본 수출 실적은 한 건도 없었다.
공급망 리스크 관리업체 레질리아가 일본에서 희토류와 관련 소재 조달을 담당하는 의사결정자 4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2%가 납기 지연이나 생산 조정 등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생산 중단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17.5%에 달했다.
아거스미디어 관계자는 "중국 조달이 막힌 일본 기업들이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물량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일본 이외 국가에서도 희토류 재고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희토류를 외교·통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어 단기간에 수출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시마미네 요시키요 제일생명자산운용 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중국은 희토류를 외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 자산으로 보고 있다"며 "자국 내 물량을 계속 통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수출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일본 기업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중국 외 지역에서 필요한 물량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닛케이는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