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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39년 만에 달러당 163엔 돌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동 정세 악화에 달러 매수 확대
'골태방침' 수정도 효과 없어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엔·달러 환율이 39년 만에 달러당 163엔을 돌파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우려가 다시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몰린 영향이다. 일본 정부가 '골태방침'에서 일본은행(BOJ)의 독립성을 명시하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엔저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63엔대를 기록했다. 1986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 2주간 162엔대에서 횡보하던 환율은 직전 저점(162.84엔)을 무너뜨리자 손절매 물량까지 쏟아지며 단숨에 163엔 선을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번 엔저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촉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핵 관련 시설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지역에 대해 "가까운 시일 내 매우 강력한 공격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친이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홍해 해상봉쇄를 선언한 것과 맞물리며 '유사시 달러' 수요가 급증했다.

유가 상승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미국 장기금리의 기준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6%대로 상승했고 금리 수익을 노린 달러 매수세가 확대됐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뉴욕지점의 사카모토 아쓰히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는 달러 강세가 엔화 약세의 주된 원인이지만 유가 상승으로 일본의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이것이 엔화 약세를 유발하는 구조는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전날 발표한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골태방침)' 최종안에 일본은행(BOJ)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문구를 추가하며 장기금리 급등 우려를 일부 완화했지만 엔화를 사들일 만한 재료로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환율이 163엔을 넘어선 만큼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뉴욕의 한 일본계 은행 관계자는 "22일 아침에 나올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과 미무라 아쓰시 재무관의 발언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재무성이 엔화 약세를 직접 견제하는 발언을 자제해 온 만큼 향후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시장의 새로운 재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도 여전히 강하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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