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 4년 새 4배 급증…'범죄고리 차단' 종합대책 추진
불법사금융 범죄 4년 새 305% 증가
추적 어려워지며 검거율 61%로 하락
범죄 고리 끊기 위한 '종합대책' 추진
[파이낸셜뉴스] #. 합법적인 대부업체로 위장해 대출 희망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초단기·고금리 대출을 해준 일당 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3년간 불법 사금융업체를 운영하며 급전이 필요한 피해자 46명에게 약 3억원을 빌려준 뒤 원금과 이자 명목으로 5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적용한 이자율은 평균 연 2400%, 최대 4만3800%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이어가고 있지만 관련 범죄는 4년 새 4배 넘게 늘고 검거율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범행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악질화하고 청년층 등으로 피해가 확산하자 범죄 고리를 끊기 위한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2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벌여 1825건을 적발하고 2060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76명은 구속됐다. 상품권 예약판매를 내세운 신종 수법과 관련해서도 14명을 검거하고 7명을 구속하는 등 전국적으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단속 성과에도 불구하고 불법사금융 범죄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1362건이던 관련 범죄는 지난해 5519건으로 4년 새 30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검거 건수도 1017건에서 3366건으로 늘었지만, 보안이 강화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대포폰·대포계좌 이용 등으로 추적이 어려워지면서 검거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불법사금융 범죄 검거율은 2021년 74.7%에서 지난해 61.0%로 13.7%p 낮아졌다.
불법사금융은 초고금리 대출에 그치지 않고 협박과 괴롭힘을 동반한 불법 채권추심으로 이어져 피해자의 일상과 사회적 관계까지 무너뜨리는 반사회적 범죄다. 범행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악질화하고 있다.
2020년 이전에는 급전이 필요한 대출 희망자로부터 휴대전화를 넘겨받고 일부 현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내구제 대출'이 주로 성행했다. 2021~2022년에는 비대면·온라인 방식이 확산했고, 2023년부터는 신체 사진 등을 빌미로 상환을 압박하는 '나체 추심' 등의 수법이 등장했다. 지난해부터는 상품권 예약판매를 비롯해 상품권과 차량 등을 이용한 신·변종 수법도 잇따르고 있다.
불법사금융업자들은 대출 과정에서 확보한 가족·지인의 연락처와 신분증 등 개인정보를 불법추심이나 불법정보 유통에 악용해 범죄수익을 극대화한다는 게 특징이다. 피해자들은 보복이나 주변의 시선을 우려해 신고하거나 피해 구제를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피해는 일용직과 자영업자 등에게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불법사금융 피해자 직업은 일용직이 34.0%로 가장 많았고, 자영업자 26.8%, 사무직 13.1%, 무직 12.9%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10~30대 피해자 비중이 2021년 35.7%에서 지난해 44.8%로 높아져 청년층을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수본은 그간 단속결과를 바탕으로 초기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 피해자들의 착취적 범죄 고리를 끊고 범죄생태계 자체를 파괴하기 위해 △불법추심 등에 대한 종합적 보호·차단 △전담수사관 중심 체계적 수사 역량 강화 △피해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홍보 등으로 구성된 '불법사금융 범죄 척결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국수본은 오는 8월부터 불법사금융 피해자에 대한 원스톱 지원 연계 절차를 강화한다. 수사 초기 피해자가 전담수사관의 안내에 따라 신용회복위원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담을 신청하면 피해자 보호·지원 절차가 곧바로 진행되는 방식이다. 경찰에 접수된 피해 신고 정보를 관계기관에 제공할 수 있도록 대부업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불법사금융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 수사체계도 마련한다. 범죄 수법의 고도화·지능화에 대비해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한 불법사금융 전담수사관 제도를 도입하고 체계적인 수사역량 강화에 나선다. 우선 연간 20건 이상의 불법사금융 사건을 처리하는 105개 경찰관서에 전담수사관을 지정할 계획이다. 전담수사관은 사건 수사뿐 아니라 피해자 전문 상담과 범행 수단 삭제·차단 등의 업무도 맡는다.
홍석기 국수본부장은 "불법사금융 범죄는 서민의 경제생활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저당 잡는 착취적 금융범죄로 불법사금융 범죄를 통해서는 그 누구도 그 어떠한 이익도 볼 수 없도록 끝까지 추적하겠다"며 "(피해자들은) 혼자 고민하지 말고 관계기관으로부터 지원·보호를 받아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피해 신고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장유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