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만든 예산·재난·민원 개선 AI 과제 잇따라…'AI 정부 실험실' 눈길
'AI 정부 실험실' 시범 운영
'나라예산 한눈에' '재난문자지도' 등 등장
"업무 정보탐색 시간 줄이고 행정 비효율 개선"
보안·개인정보 검증 거쳐 2027년 상반기 적용 목표
[파이낸셜뉴스] 부처별 예산자료를 한 번에 비교하는 '나라예산 한눈에', 최근 발송된 재난문자를 지역별로 보여주는 '재난문자 지도', 민원 내용을 입력하면 담당 기관을 찾아주는 '모두의 민원콜'. 공무원이 현장에서 낸 업무 개선 아이디어가 인공지능(AI)을 통해 하루나 이틀 만에 실제 작동하는 시제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일부터 시범 운영 중인 'AI 정부 실험실'에 이 같은 과제들이 잇따라 등록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AI 정부 실험실은 공무원이 일상적인 언어로 필요한 기능을 입력하면 AI가 웹 프로그램이나 모바일 앱 형태의 시제품을 만들어주는 개발 공간이다. 별도의 개발 환경을 갖추지 않아도 원격으로 접속해 아이디어를 시험할 수 있다.
기존에는 작은 업무 개선 아이디어도 예산 확보와 기획·발주·개발 절차를 거쳐야 해 구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AI 정부 실험실은 먼저 시제품을 만든 뒤 현장에서 필요성과 효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성과가 확인된 과제만 정식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현재 실험실에는 38개 과제가 등록돼 있다. 행안부의 AI 활용 교육을 받은 'AI 챔피언'과 해커톤 참가자, 현업 공무원 등 31명이 참여하고 있다. 소방청과 보건복지부, 서울시, 광양시, 군산시 등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도 과제를 실험 중이다.
'나라예산 한눈에'는 중앙관서의 예산 설명자료를 자동으로 모아 사업명과 소관 부처, 담당 부서, 예산액, 전년 대비 증감 현황 등을 검색·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세부 사업을 확인하려면 기관별 한글 파일을 일일이 내려받아 열어봐야 했다. 행안부 인공지능정부실의 전체 예산을 파악하는 데만 최소 28개 파일을 별도로 분석해야 했지만, 시제품에서는 다운로드 없이 사업별·부서별 예산을 비교할 수 있다.
'재난문자 지도'는 최근 발송된 재난문자를 지도와 목록으로 보여준다. 재해 유형과 기간, 지역별 검색도 가능하다. 담당 공무원은 호우나 폭염 때 지역별 발송 현황을 비교해 추가 안내가 필요한 곳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도 이동할 지역의 재난 상황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
'모두의 민원콜'은 임금체불이나 여권 발급, 불법주정차 신고, 전세사기 상담 등 문의 내용을 입력하면 관련 콜센터와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담당 부서를 안내한다.
조원갑 행안부 인공지능정부정책과장은 "여러 문서와 기관에 흩어져 있어 활용하기 어려웠던 정보를 공무원이 한눈에 찾고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며 "AI가 거창한 미래 기술이 아니라 당장의 정보 탐색 시간을 줄이고 행정 비효율을 개선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우수 과제의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품질 등을 검토해 기능을 보완한 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로 확산할 계획이다. 세 가지 시범 과제는 2027년 상반기 현장 적용이 목표다. 실험실의 동시 접속 가능 인원도 현재 200명에서 2027년 3000명으로 확대한다.
조 과장은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공무원이 국민에게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안전성과 품질을 충분히 검증한 뒤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