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은혜 "투표율 조작 '의도성' 찾는 것이 특검의 소명"
'선관위 국조특위'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파이낸셜뉴스]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이른바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국민적 충격을 선사했다. 민주주의 시스템의 근간인 선거관리시스템이 기초부터 무너진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맡겨도 되냐는 의문부터 시작해, '부정선거론'의 공간이 더 넓어지면서 사회적 갈등도 극심해졌다. 국회에서도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했고, 지난 22일 마지막 청문회를 끝으로 활동 종료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합동수사본부 수사 과정에서 투표율을 허위로 입력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국정조사특별위원으로 활동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투표용지 부족에 이은 투표수 조작이 나온 것은 또 다른 국면이고, 참정권 침해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고 있는 것"이라며 국조특위 활동 연장을 주장했다. 또 특검 수사 범위를 투표용지 부족사태에 국한시키지 않고, 선관위 서버 포렌식을 포함한 성역 없는 수사로 투표율 조작에 의도성이 있었는지 살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 일문일답.
▲국정조사는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의혹이 발생하면 의회 차원에서 의혹을 파헤치고, 진실을 규명할 수 있도록 돕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적 개선책을 모색하는 것이 취지다. 그러나 국민 눈높이에서는 아직도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세 가지다. 선관위의 자료 제출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증인들의 위증이 속출하고 관계자들의 진술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 그럼에도 필요한 증인에 대해 상대 당과 합의하지 못해 청와대 관계자, 행정안전부 장관, 국방부 장관 등 증인을 부르지 못했다. 여기서 '그만 덮자'고 하는 것은 의회의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국정조사를 진행하면 할수록 추가로 제기되는 의혹들이 많았다.
▲국정조사를 진행하며 선관위가 투·개표라는 선거관리를 맡길 수 있는 조직인가 의문이 들었다. 무능·부패·오만이 담긴 그들의 태도는 국정조사 전과 마지막까지 다른 것이 없었다. 2025년 11월 24일 15차 선관위 회의에 투표용지 인쇄 축소가 상정됐고, 노태악 당시 위원장과 위철환 상임위원에게 보고됐음에도 그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사건의 진실을 가로막았다.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한 군 장병도 자료제출을 요구하니 처음에는 1명, 전수조사하라고 하니 38명, 또 물으니 200명을 넘겼다. 까도 까도 나오는 '양파 선관위'다.
―특검과 병행하자는 것인가
▲특검은 개별 사건의 형사 책임을 규명하는 것이고, 국정조사는 제도와 관리 부실의 구조적 문제점을 파헤치는 것이다. 사실상 보완재기 때문에 보완 관계를 끊으면 안된다. 특검은 특검대로 가더라도 국정조사는 국정조사 나름대로 짚어야 한다.
―합수본 수사 과정에서 투표율 전산조작 의혹이 나왔다.
▲투표용지 부족에 이어 투표 수 조작이 나온 것은 또 다른 국면이다. 참정권 침해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역 없는 특검이 필요하다. 선관위는 전산 입력 과정에서 조작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했다. 늘 해왔던 것처럼. 특검에서는 과연 그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는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참인가. '투표 수도 이렇게 허술하게 했는데 득표 수는 온전할까', '다른 지역에는 얼마나 퍼져 있었을까' 모두 수사해야 한다. 선관위 서버까지 다 까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정선거 가능성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가
▲소쿠리 투표, 가족 특혜 채용 등 선관위는 그간 각종 행태를 보여 놓고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이유로 감사원 감사를 거부했다. 그러고 나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투표자수 조작이 있었다. 전자화된 공문서 위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보면 도덕적 해이가 공통점이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면서 무능·부패·오만으로 뿌리 째 썩었다. 선거 관리 과정에서 과연 의도성이 있었느냐, 증거가 있다면 찾아내는 것이 특검의 소명이다.
―특검 수사 범위를 두고 여야가 협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선관위 직원이 '최종투표율만 맞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는데, 수사 범위 확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민주당의 안일한 인식과 똑같다. 그런 인식이 오늘날의 선관위를 만들었고, 선관위를 '금쪽이'로 만들었다.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국정조사와 특검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로 피가 끓고 있는데 의회가 이렇게 태평해도 되는 것인가. 특검에는 성역이 없어야 하고, 수사 범위는 확대해야 한다. 서버도 다 털어서 포렌식해야 한다. 단 1명의 국민도 의혹을 갖지 않게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것이 특검의 역할이다.
―청와대와 정부도 수사 범위에 두자는 것인가
▲청와대와 정부도 놀라울 만큼 침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행정안전부가 투개표 상황실을 운영했는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기사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 행안부 장관은 대통령에 보고하지 않았다. 적극 행정 하겠다, 기업도 강압적으로 다루고 스타벅스, 배재고등학교 등 거침 없이 민간 영역에 파고들었던 분들이 참정권에만 얼어붙고 작아진다. 유불리를 따지지 않았으면 한다. 위철환 상임위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다. 경찰수사를 하는데 사무실과 휴대폰도 압수수색 당하지 않았다. 왜 대통령의 친구 앞에만 가면 경찰 수사는 멈추는 것일까. 권력자의 친구니 부담되고 멈칫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 모든 영역을 수사해야 한다.
▲투표소에 가보면 선관위 직원이 없다. 선관위의 인력 구조는 가분수다. 선관위 직원은 3000명을 넘길 뿐인데 '상사급'인 선관위원은 2만3000명을 넘는다. 즉 선관위 직원 1명당 8명의 어르신을 모시고 있는 것이다. 이러면 자신의 본업에 집중할 수 없고, 투표사무도 모두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인원을 늘리려 하면 그 적은 인원으로도 혈세를 펑펑 쓰고, 연구하겠다고 몰디브와 피렌체를 돌아다녀 놓고 투표자수도 제대로 입력하지 못하고 조작으로 덮었다. 결과적으로 인원을 늘리는 것보다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어떻게 해체 수준으로 개혁하느냐 근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국민들의 참정권을 보장하고 선거관리제도에 대한 신뢰를 되찾는 것도 필요하다. 사전투표의 경우 투표율 제고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국민의 신뢰 회복에는 정반대 결과를 가져왔다. 이미 사전투표제 폐지를 법안으로 냈다.
―투표용지 부족사태는 본투표에서 발생한 것이니 사전투표와 관련이 없다는 주장에 대한 답은
▲얼핏 보면 그렇지만, 투표용지 인쇄량을 줄이는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이 사전투표다. 사전투표 비율이 올라가니 본투표 비율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 선관위 의안으로 상정됐다. 그런데 사전투표 용지는 200% 수준으로 준비됐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본투표일에 발생했다고 사전투표와 관련이 없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것이다.
―사전투표에 주로 참석했던 국민들은 불만을 표할 수 있을 텐데, 보완책은.
▲본투표가 철저히 관리감독 받을 수 있도록 하려면 본투표일을 이틀로 늘려야 한다. 사전투표 만큼 투표율을 제고할 수 있기 위해서 거점 투표처럼 투표권을 보장하는 방법도 함께 검토해야 할 것이다.
―선관위의 해체 수준의 개혁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중앙선관위를 없애고 시군구만 남기자는 물리적 해체가 아니라, 업무 영역에 따라 분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에서 봤듯 중앙선관위는 지역 선관위에 책임을 떠넘겼다. 투개표 사무에 중앙선관위와 각급 선관위가 함께 집중하고 책임을 나눌 수 있는 취지의 입법과 제도적 보완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가로축으로 중앙, 시도, 시군구 선관위가 나뉘어 있는데, 이를 수직구조로 바꿔야 한다.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자는 것이다. 궂은 일은 아래(각급 선관위)에서 처리할 것이라는 인식이 비극을 초래했다고 생각한다.
―제도 개선의 다른 축은 감사를 통한 견제다.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을 헌법재판소가 불허했지만, 감사원이 정부의 입김 아래에 있느냐, 정부와 독립적인가라는 역할과 성격에 대해 여야가 늘 치열하게 다퉜고 그만큼 예민하다. 선관위에 대한 직무 감찰이 필요하다, 회계감사를 강화해야 한다, 회계감사도 직무 감찰 수준으로 가능하다는 각론이 있다. 당장 결론을 내리는 것보다는 당에서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날을 갈아야 한다.
―개헌까지 해야 한다고 보는가
▲개헌에 대해 여야가 합의를 하고, 자신들의 적폐를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개헌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헌법개정)특위에서 논의할 수 있다. 우리 당도 개헌특위를 만들겠다고 했다. 개헌이 제대로 된 선관위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지만, 지상 과제라는 식의 말은 정략적 의도를 의심해야 한다. 개헌에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개헌이 필요하다면 해야겠지만, 참정권 침해 사태로 정부의 무능이 드러나니 그 위기감을 모면하기 위한 물타기는 아니길 바란다. 그간 개헌은 물타기를 위한 조자룡의 헌 칼처럼 쓰여왔다. 국장조사 연장, 성역 없는 특검, 국민의힘 추천 특검에 대해 진지하게 나서는 것이 개헌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김윤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