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특별자치 20년… '권한 이양' 넘어 도민 체감 분권 다시 설계한다
29일 국회박물관서 20주년 정책 세미나
제주 특별자치 성과·제도적 한계 집중 점검
육동일 원장, 분권 선도모델 발전 방향 강연
법제·산업·지역연구 전문가 미래 과제 토론
세종·강원·전북 확산 속 제주 경험 재조명
특례 경쟁 아닌 재정·책임 갖춘 분권 모색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특별자치도로 출범한 제주가 20년간 진행해 온 지방분권 실험을 국회 무대에서 다시 평가한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얼마나 넘겨받았는지에 머물지 않고 특별자치가 도민의 삶과 지역 성장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점검하는 자리다.
2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오는 29일 오후 1시30분 국회박물관 체험관에서 '특별자치 20년, 제주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다'를 주제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주년 기념 정책 세미나가 열린다.
세미나는 제주도와 김한규·문대림·김성범 국회의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대한민국 특별자치시도 행정협의회, 한국지방자치학회, 한국지방자치법학회가 공동 주최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역적·역사적·인문적 특성을 바탕으로 고도의 자치권과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2006년 출범했다. 행정규제를 폭넓게 완화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제도를 설계해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한다는 목표도 함께 담겼다.
지난 20년간 제주에는 자치경찰과 독립적인 자치감사기구, 교육·의료·관광·환경 분야 특례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제도가 도입됐다. 특별법 개정을 통해 중앙정부 권한을 지역으로 옮기는 작업도 이어졌다.
다만 권한 이양 자체가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권한을 실행할 재정과 조직, 전문인력이 충분한지, 중앙정부와 제주도의 책임이 명확히 나뉘어 있는지, 정책 결정 과정에 주민 참여와 통제 장치가 작동하는지가 특별자치의 실질적인 수준을 좌우한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20년간 확보한 특례와 제도의 숫자를 나열하기보다 지역경제와 주민 생활, 미래산업에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를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제주 특성에 맞게 운영한 정책 가운데 성과를 확산할 분야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과제를 구분해 논의할 예정이다.
개회식에서는 위성곤 제주도지사의 환영사와 내빈 축사에 이어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주년 기념 영상이 상영된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특별자치 20년, 자치분권 선도 모델 제주특별자치도가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선다. 제주가 선도해 온 특별자치 모델의 의미를 평가하고 국가 분권체계 안에서 맡아야 할 역할을 제시할 예정이다.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이창흠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년 평가와 지방분권 모델 완성을 위한 제주의 미래 발전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다.
특별자치의 법·제도적 기반과 운영 성과를 살펴보고 제주가 보유한 지역 자원과 산업적 강점을 미래 성장 기반으로 연결할 정책 방향을 다룬다. 특별자치 성과가 행정 내부의 제도 변화에 머물지 않고 일자리와 기업활동, 환경관리, 복지와 생활서비스로 이어지는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종합토론은 박기관 상지대학교 총장 직무대행이 좌장을 맡는다. 국회입법조사처와 행정안전부, 산업연구원, 제주연구원, 학계 관계자들이 참여해 특별자치 성과와 미완 과제를 놓고 의견을 나눈다.
제주의 경험은 이제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종특별자치시와 강원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가 잇따라 출범하면서 특별자치가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주요 정책 수단으로 확대됐다.
각 지역이 개별 특례를 더 많이 확보하는 경쟁에 머물면 국가와 지방의 역할을 재설계한다는 특별자치의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 제주가 축적한 제도 운영 경험을 토대로 권한과 재정, 책임이 함께 움직이는 분권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별자치 20년의 다음 과제는 도민 체감도를 높이는 데 있다. 법률상 권한이 늘어났더라도 주민이 행정서비스의 변화나 지역경제의 성장, 생활 불편 해소를 느끼지 못한다면 제도의 성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제주도는 세미나에서 제시된 제도 개선안과 미래 발전 과제를 향후 특별자치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추가 권한 이양을 요구하는 동시에 이미 넘겨받은 권한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한다.
강민철 제주도 특별자치분권추진단장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년의 성과와 과제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세미나에서 제시된 의견을 특별자치 정책과 제주 미래 발전 과제를 구체화하는 데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