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 이후 처음, 노사 모두 "최저임금 재심의"…불가능한 이유는[김준혁의 JOB생각]
소상공인연합회, 이의제기서 제출
"4인고용, 1000여만원 추가 부담"
"인상 고려해본 적 없어…동결해야"
같은날 민주노총도 서울청에 이의제기
"870만 특고·플랫폼 재심의 요청 촉구"
노사 모두 이의제기한 것은 4년만
최저임금 재심의 사례 無
8월5일까지 결정못하면
이듬해 최저임금 적용 공백
[파이낸셜뉴스] 최저임금위원회가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한 가운데, 노사가 이에 대한 공식 이의제기를 신청했다. 노사 양측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다만 정부가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청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여태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청한 사례가 없을 뿐더러, 현행법상 8월 5일까지 결정돼야 하는 최저임금의 특성상 현 시점에서 재검토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시한인 8월 5일을 넘기면 이듬해 최저임금 적용 공백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노사 동시 이의제기…'코로나 쇼크' 이후 처음
28일 정부와 노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27일 각각 노동부 측에 이의제기서를 공식적으로 제출했다. 노사 모두가 정부에 최저임금 이의제기서를 제출한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의 지불능력 한계를 초과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재심의를, 민주노총은 올해 최저임금위 심의 끝 부결된 도급제근로자 별도 적용에 대한 재심의를 요청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수준 재심의를 비롯해 업종별 구분 적용, 격년 심의 등을 주장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이날 노동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4인 고용 시 4대보험 부담분을 포함하면 연간 1000여만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며, 결국에 소상공인발 고용축소가 당장 현실화되고 있다"며 "수익은 오르지 않고 경기부진 직격탄으로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최저임금 추가 인상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비판했다.
송 회장은 "현재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을 올릴 여력이 전혀 없다"며 "최소한 동결은 돼야 한다. 인상은 고려해본 적 없다"고 덧붙였다.
소상공인연합회가 노동부에 이의제기서를 제출한 것은 2022년 이후 두 번째다. 윤석열 정부 초기인 2022년 당시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경영단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골목상권 타격,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 압력 등을 이유로 2023년도 최저임금 인상률(5%)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같은날 이의제기서를 서울고용노동청에 제출한 민주노총은 올해 심의에서 부결된 도급제근로자 별도 적용에 대한 재심의를 요구했다.
올해 노동부 장관의 최저임금 심의 요청서에 처음 포함된 도급제근로자 별도 적용 안건은 최저임금위에서 수차례 논의됐지만, 경영계의 반대에 부결됐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870만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과 최소한의 생존권을 철저히 외면한 최저임금위의 폭거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노동부 장관은 도급제 노동자 별도 적용 부결 결정에 대해 최저임금위에 즉각 재심의를 요청하라"고 촉구했다.
■'최저임금 재심의' 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가
하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행 최저임금법 절차상 '7말8초(7월말 8월초)'를 재심의하게 될 경우 내년도 최저임금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 재심의 절차는 △노동부 장관이 자체적으로 재심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거나 △노사 단체의 이의가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 경우에 진행이 가능하다.
다만 재심의 절차는 최소 10일 이상의 기간을 요구한다. 최저임금법 8조3항에 따르면 노동부 장관은 1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해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이의 제기' 절차를 규정한 9조에 따른 재심의 역시 8조3항을 적용받는다.
즉, 어떤 방식으로든 재심의 절차는 10일 이상이 필요한데, 노동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까지 이듬해 최저임금을 무조건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음해 최저임금의 공백이 발생한다. 현행 최저임금법상으론 이듬해 최저임금을 결정하지 못했을 시 이전 수준 자동연장조항 등이 없다. 이날부터 10일 뒤가 딱 8월 5일이다. 올해 최저임금위 1차회의부터 최종 결론까지는 약 3개월이 소요됐다.
지금까지 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청한 사례도 없다.
현행법상으론 △고용노동부 장관, 3월 31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요청 → △최저임금위, 90일 이내 심의안 제출 → △장관 8월 5일까지 결정 순으로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중간 과정인 최저임금위 심의가 90일을 넘겨 이르면 7월 중순경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었다. 이렇다 보니 사실상 최저임금을 재심의할 기한이 촉발할 수밖에 없다.
한편, 정부는 최저임금위 운영 및 최저임금 결정기준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최저임금 법·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email protected] 김준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