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4社 운명의 한 주… 매출·순익보다 'AI투자 수익화'에 주목
MS·메타·아마존·애플 실적 발표
장기 투자수익 신뢰·검증 시험대
자본지출 내년 9500억달러 예상
【파이낸셜뉴스 뉴욕·서울=이병철 특파원 박종원 기자】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의 평가기준이 달라졌다. 이번 미국 빅테크 실적 시즌에서 시장은 매출과 순이익보다 자본지출(CapEx), 잉여현금흐름, AI 투자의 수익화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실적보다 현금흐름과 수익화 전략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오는 29일(현지시간), 아마존닷컴과 애플은 30일 각각 실적을 발표하며 시험대에 오른다. 노무라자산운용의 브래드 워든 선임매니저는 26일 "투자자들은 기존 사업모델이 AI 투자 확대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며 "장기적 투자수익을 얼마나 신뢰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AI 대표주인 '매그니피센트7'에 대한 투자심리까지 흔들고 있다. 이들 기업이 AI 투자 확대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시장은 투자 규모보다 현금창출 능력과 투자 회수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에 따르면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의 자본지출은 올해 약 7240억달러, 내년에는 9500억달러로 예상된다.
메타는 자본지출 전망치를 추가로 상향 조정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한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얼마나 확대할지, AI 투자금을 어떻게 수익화할지가 핵심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성형 AI 서비스의 핵심 기반인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의 성장세가 AI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을 상쇄할 만큼 견조한지를 입증해야 한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매출 증가율이 다시 30%대로 올라설지가 최대 관심사다. 연간 2000억달러 규모의 자본지출 계획을 추가로 확대할지, AI 인프라 투자가 AWS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도 시장의 검증 대상이다. 애플은 AI 전략을 얼마나 구체화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벤처캐피털 네오스텔라 캐피털의 윌리 리는 "이들 기업들이 모두 공격적인 AI 투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며 "시장은 이들 기업의 사업성과 수익성을 더 엄격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 주식이 미국 나스닥에서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방식으로 거래된 지 약 2주일이 지난 가운데 현지 매체에서 ADR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지 매체는 한국 주식과 ADR 가격 차이가 AI 관련 주식의 또 다른 거래 과열 사례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니스트 제임스 매킨토시는 이날 칼럼에서 "SK하이닉스 한국 상장주식 대비 엄청나게 형성된 ADR의 프리미엄은 시장에선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며, AI 거래 과열의 또 다른 신호"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SK하이닉스 ADR은 지난 10일 뉴욕증시에서 거래가 개시된 이후 한국 본주 대비 16∼51%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ADR은 기업이 자국 시장에서 발행한 주식을 미국 은행에 보관하고, 이를 담보로 미국 증시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대체증권이다.
매킨토시는 "해당 회사가 미국 주식을 돼지저금통처럼 활용한다면 타격을 입을 것이고,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반도체 주식이 폭락해 프리미엄이 사라진다면 훨씬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투자자가 비교적 저렴한 한국 SK하이닉스 주식을 사서 ADR로 바꾼 다음 비싸게 되파는 차익거래가 가능하다면 지금 같은 프리미엄이 유지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