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엔 양자경, 한국엔 엄정화…최수영표 빌런도 매력적인 '오케이 마담2'[이 영화]
[파이낸셜뉴스] 과거 홍콩에 양자경의 '예스 마담'이 있었다면 한국에는 엄정화의 '오케이 마담'이 있다. 엄정화는 50대 나이가 무색하게 2만6000톤급 국제 크루즈선 위를 시원하게 질주하고, 젊고 건장한 악당들과 거침없이 맞붙는다. 액션과 코미디, 가족 드라마를 모두 소화하는 그의 진가가 다시 한 번 빛난다.
영화 '오케이 마담2'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개봉해 유쾌한 웃음과 액션으로 사랑받은 '오케이 마담'의 속편.크루즈 여행의 대리만족과 코미디, 가족애, 여성 액션을 한데 담은 여름용 오락영화다.
초호화 크루즈 여행을 떠난 전직 전설의 요원 미영(엄정화)은 망망대해에서 크루즈 납치 사건에 휘말린다. 전편이 비행기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중전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무대를 바다로 옮겼다. 초호화 크루즈선부터 해변과 심해까지 활동 반경을 넓혔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실제 운항하는 국제 크루즈선을 촬영 무대로 삼았다는 점이다. 길이 183m, 높이 12층, 무게 2만6000톤에 달하는 선박의 화려한 외관과 객실은 물론, 평소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 선장실과 지하 엔진실까지 카메라에 담았다.
국정원 요원을 꿈꾸는 백수 남편 석환(박성웅)과 까칠한 사춘기 딸에게 치이는 미영의 일상은 다소 익숙하게 출발한다. 그러나 미영이 크루즈에 올라타고 납치 사건이 벌어지는 순간 영화는 빠르게 속도를 낸다. 잠들어 있던 전설의 요원 '목련화'의 본능도 이때부터 깨어난다. 미영은 초반에는 "내가 이런 사람이었지"라는 듯 싸움을 즐기지만, 딸이 인질로 잡힌 뒤에는 절박하게 달려든다.
이번 영화의 최대 볼거리는 엄정화와 최수영의 맞대결이다. 가수로 출발해 배우로 입지를 다진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결의 에너지로 스크린을 채운다. 엄정화가 묵직함과 감정을 실은 액션을 선보인다면, 최수영은 기존에 본 적 없는 독특한 캐릭터로 맞선다. 창고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첫 대결은 격렬하면서도 멀리서 보면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이철하 감독은 27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빌런 안야의 캐스팅에 대해 "엄정화라는 훌륭한 엔터테이너에 걸맞은 배우가 필요했다"며 "최수영을 캐스팅한 데 굉장히 만족한다"고 밝혔다.
최수영은 킬러 안야 역을 맡아 데뷔 후 첫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유난히 긴 팔다리는 액션에서 강점인 동시에 풀어야 할 과제였다. 그는 "팔다리가 길어 오히려 날렵해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고 느꼈다"며 "몸을 키우기보다 약해 보이는데도 강하고, 어디를 공격할지 예측할 수 없어 무서운 인물을 떠올렸다. 특히 눈빛을 표현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두 배우가 거센 바닷바람을 맞으며 벌이는 해변 액션도 인상적이다. 해당 장면은 추운 11월, 천막이 뽑힐 정도로 강풍이 부는 가운데 촬영됐다.
최수영은 당시를 떠올리며 "리허설할 때 엄정화 선배의 주먹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람이 강했다"며 "감독님이 풀숏을 찍고 와서 '하늘이 내린 날씨'라고 했다.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선배를 바라봤는데, 선배의 눈에는 '욕심을 한번 내볼까' 하는 배우의 의지가 보였다. 그래서 저도 말없이 촬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엄정화는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하며 현장에서 '한국의 톰 크루즈'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그는 "모든 장면이 어려웠지만 전부 소화하겠다는 마음으로 치열하게 임했다"며 "현장에서 많은 격려를 받아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돌아봤다.
엄정화는 단지 강한 여성에 머물지 않고, 평범한 엄마와 아내의 얼굴까지 폭넓게 보여준다. 박성웅, 이상윤 등 원년 멤버들과 빚어내는 코미디에서는 능청스러운 호흡을 살리고, 딸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장면에서는 절박한 모성애를 드러낸다.
엄정화는 "가족을 향한 무모한 사랑을 지닌 미영은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배우로서 이 캐릭터를 끝까지 지켜보고 싶고, 이 시대에 필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너무나 다양한 인물이 대거 출연해 활약을 펼치다 마는 측면도 있지만, 작품의 특장점인 액션과 웃음 잡는데 성공한다. 특히 실제 크루즈선이 주는 시각적 규모와 두 여성 배우의 액션 대결 그리고 예기치 못한 캐릭터 반전은 이러한 약점을 상쇄한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