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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물 처분' 경찰에 넘겨도 되나…압류 와인 사건에 다시 불붙은 논란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압류 와인 바꿔치기' 계기 압수물 처분권 논란 재점화 법조계 "한 기관 독점보다 상호 견제 가능한 구조 필요"

'세관 와인밀수' 사건 관련 5억원 상당의 압수된 와인 사진. 서울중앙지검 제공
'세관 와인밀수' 사건 관련 5억원 상당의 압수된 와인 사진. 서울중앙지검 제공

[파이낸셜뉴스]검찰이 최근 드러난 '압류 와인 바꿔치기' 사건을 계기로 사법경찰관(사경) 사건에서 검사의 압수물 처분 권한과 수사지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국회에서는 압수물 처분 권한을 검사에서 사경으로 넘기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특정 기관에 권한을 집중하기보다 상호 견제가 가능한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박향철 부장검사 직무대리)는 전날 서울세관 특사경들의 '압류 와인 바꿔치기' 사건을 발표하며 검사의 압수물 처분 권한과 특사경 수사지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세관 특사경들은 밀수 와인 379병을 압수한 뒤 업자에게 "더미보틀(진열용 가짜 병)로 바꿔치기해 빼돌릴 수 있다"며 검사와 세관 창고장 로비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고, 추가로 4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특사경이 압수 와인 전량의 폐기를 건의하는 과정에서 검사가 대부분의 와인이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환부(압수대상자에게 돌려주는 것) 대상이라고 판단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검사의 환부 지휘로 바꿔치기 대상은 379병에서 16병으로 줄었다. 이후 피의자들이 남은 와인과 밀수신고 포상금을 미끼로 추가 금품을 요구하자 업자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는 것이 검찰 설명이다.

이번 사건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안과도 맞물린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218조의2는 검사가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 압수물의 환부·가환부(압수 효력을 유지한 채 돌려주는 것)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압수물은 향후 공판에서 증거로 활용되는 만큼 공소를 담당하는 검사가 최종 처분권을 갖는 구조다.

반면 현재 발의된 차규근 의원안과 김용민·박은정 의원안은 압수물 환부 권한을 사법경찰관에게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용민·박은정 의원안은 경찰이 검사와 '협의'하도록 규정했지만, 국회 전문위원은 "'협의'에는 강제력이 없어 공소유지에 필요한 압수물 관리가 가능할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도 압수물 처분 권한을 한 기관에 집중시키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검 디지털수사과장 출신 호승진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일부 사건에서는 사경이 압수 대상자와 유착될 유혹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디지털 증거가 늘어난 상황이고, 압수물 관리에서도 특정 수사기관의 권한을 통제할 수 있는 보완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압수물은 결국 공판과 증거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소제기를 담당하는 검사와 일정 부분 권한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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