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부문' 빼고… 당정, 15년 묵은 서발법 제정 속도낸다
AI시대 서비스산업 개혁 우선
"의료부문 의견수렴 필요" 판단
상임위장 맡은 與, 밀어붙일듯
'의료산업 육성' 야당案과 대치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의료 부문을 제외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을 제정할 계획이다. 지난 2011년 처음 발의된 이래 15년 동안 지연됐던 원인인 의료민영화 논란을 피하겠다는 것으로, 명분은 인공지능(AI)시대 융복합 신산업 전략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28일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의료 분야에 서발법을 적용할지 여부는 의료단체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면서도 "서발법 제정을 비롯한 정부의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의 포인트는 AI 기반 융복합 신산업을 키워서 저성장을 돌파하는 산업전략"이라며 "그 시각에서 어떤 서비스들에 대한 규제를 개혁할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 비즈니스를 키운다는 관점에서 서발법 제정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서비스 산업 규제 전반을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인 만큼, 특정 분야에 목매지 않겠다는 의미다. 한 원내 관계자는 "특정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버리면 AI시대 서비스산업 구조개혁이라는 본질적인 내용이 배제돼 버린다"고 말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같은 취지에서 서비스산업 발전 전략을 설명한 바 있다. 구 부총리는 지난 6일 민관합동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전담반 회의에서 "서비스산업은 AI와 만나 '제조업 융합·공공서비스 혁신·일상 대변혁'이 일어나는 대전환기"라면서 △상품비교·주문·결제 대행 AI 에이전틱 커머스 시장 △AI 기반 자율주행차·도심항공교통(UAM) 이동서비스 등을 꼽았다.
민주당 의원들이 22대 국회 들어 발의한 서발법안들은 이미 의료부문을 제외해 놨다. 의료법과 간호법 등 규정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어서다. 김영환·윤준병 의원안 4조는 '서비스산업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르되, 의료법·약사법·간호법·국민건강보험법·국민건강증진법에서 규정한 사항에 대해서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했다.
특히 AI 첨단기술을 서비스산업에 적극 활용토록 하는 지원책을 담았다. '정보통신·인공지능·블록체인·데이터기술 및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서비스산업 분야에 적극 활용하도록 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수립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켜서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서발법안은 의료 제외 조항이 없다. 국민의힘 전신 정당이 집권했던 이명박 정부에서 처음 서발법을 구상할 때부터 기대해온 핵심이 비대면 의료를 비롯한 의료산업 육성이었기 때문이다. 의료민영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우려와 정면으로 부딪친다. 진보·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서발법 제정을 시도했음에도 끝내 좌절됐던 이유다.
현재 서발법은 김영환·윤준병 민주당,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안이 재경위 전문위원 검토 보고까지 마친 상태다. 법안심사소위가 구성돼 심의가 개시되면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안까지 4건이 병합심사될 전망이다. 의료 제외 조항 외에는 대동소이한 만큼 15년 동안 벌여온 의료민영화 논쟁이 재현될 공산이 크다. 과거와 다른 점이라면 AI 기반 서비스산업 육성이라는 명분이다. 정부·여당이 민주당안의 AI 활용 지원 조항을 앞세워 의료 논란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재경위원장 조승래(사진), 법제사법위원장 서영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소관 상임위 위원장을 맡고 있어 여야 완전 합의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밀어붙일 수 있는 여건이다. 입법 독주도 AI 기반 신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명분을 붙일 수 있다.
소관 부처인 재경부에서는 일단 본격 심의가 시작되면 예상보다는 쟁점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 제외 조항의 경우 민주당안뿐 아니라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안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다.
[email protected] 김윤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