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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상품은 반품 NO"… C커머스, 경품 당첨 일방 취소도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소비자원, 알리 등 4곳 약관 조사
소비자 권리 침해 조항 다수 발견
해외사업자 국내 대리인 의무화
정부, 소비자 보호 규제 강화나서
전문가 "제도 이행 후속 점검
소비자 인식 교육 뒷받침해야"

"할인 상품은 반품 NO"… C커머스, 경품 당첨 일방 취소도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가 온라인 수입시장을 독점하면서 소비자 피해도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일방적인 반품·교환 제한이나 환불 거부가 속출하지만 소비자 구제는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정부는 그간 C커머스와 자율협약 등을 통해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유도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자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 등 실질적인 규제 강화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일방 거래 취소…소비자 구제 사각지대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타오바오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4개사의 약관과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 권리를 제한할 우려가 있는 조항이 확인됐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할인 또는 프로모션 상품이라는 이유로 반품·교환을 제한하거나 상품에 하자가 있어도 배송비 환불을 거부할 수 있는 규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사업자 책임을 축소하는 조항도 있다. 조사 대상 중 2개 플랫폼은 가격 오기재 등 사업자 과실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 동의 없이 주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거나, 손해배상 범위를 일정 금액 한도로 제한하는 약관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소비자 A씨는 올해 C커머스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에 당첨돼 의류 10개를 경품으로 획득했으나, 사업자가 배송지 오류를 이유로 상품을 지급하지 않고 일방적인 취소 처리를 했다.

일부 플랫폼은 기존 결제수단을 통한 환급이 가능한데도 플랫폼 전용 적립금(크레딧)을 통한 환급을 유도했다. 소비자 B씨는 지난해 11월 C커머스를 통해 샤오미 태블릿을 구입했다가 제품 수령 후 가품임을 확인하고 반품을 요청했다. 이후 환불 과정에서 카드 결제 취소가 아닌 플랫폼 포인트로 환급된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B씨는 반품 시 '빠른 환불'만 보이고 더보기를 눌러야지만 카드 취소가 가능해 혼동의 소지가 있다며 소비자 상담을 신청했다.

전자상거래법은 청약철회 시 사업자가 재화를 반환받은 날부터 3영업일 이내 대금을 환급하도록 하고 있다. 또 카드 등 결제수단으로 받은 대금은 해당 결제수단 사업자에게 청구 정지나 취소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소비자원 측은 "크레딧 환급의 신속성을 강조하는 방식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C커머스의 표시·광고에서도 소비자 기만 요소가 발견됐다. 일부 플랫폼은 '3개 구매 시 1000원부터'라는 문구로 제품 3개를 1000원에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해당 가격대 상품은 일부에 그쳤다. 제한시간을 노출해 할인이 곧 종료되는 것처럼 표시했으나 종료 뒤에도 같은 혜택이 유지되는 사례도 있었다.

■규제 강화에도 실효성 의문

C커머스 관련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자 정부도 제도 손질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전자상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가 없는 해외사업자 가운데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자는 국내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 내년 1월 21일부터 시행되는 해당 규정의 적용 대상은 전년도 매출액이 1조원 이상이거나,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국내 소비자의 월평균 사이버몰 접속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경우 등이다. 법 위반으로 현저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어 공정위가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경우도 포함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알리, 테무 등은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만큼 전자상거래법 등 국내법 적용 대상"이라면서도 "각 플랫폼에 입점한 개별 판매자에 대한 실질적 제재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대리인 제도를 통해 당국 차원의 조사와 업무 수행 관리가 쉬운 만큼 규제 위반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과 이용자 기준에 미달하는 중소 해외 쇼핑몰이나 신규 사업자 등 사각지대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도 이행과 관련한 후속 점검 및 철저한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실효성 있는 소비자 보호가 가능하다"며 "소비자도 낮은 가격의 이점 때문에 거래 위험을 감수하고 C커머스를 이용하는 만큼 인식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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