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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일 대장정 마친 종합특검… 58명 '무더기 기소' 속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

김동규 기자,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막판 처분 몰아넣는 '헤비테일' 전략… 윤 전 대통령 부부 등 핵심 피의자 대거 재판행
얽히고설킨 '정치사범' 입증 험로 예고… 법조계 "초호화 변호인단 맞서 공소유지 벅찰 것"
턱없이 부족한 공판 인력에 민간 변호사 투입하는 '특별수사관제' 고육지책까지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나머지 사건을 들여다본 2차 종합특별검사팀 권창영 특별검사가 24일 경기 과천시 특검사무실에서 2차 종합특검 180일간의 수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나머지 사건을 들여다본 2차 종합특별검사팀 권창영 특별검사가 24일 경기 과천시 특검사무실에서 2차 종합특검 180일간의 수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3대 특별검사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팀)의 나머지 사건을 들여다본 2차종합특검팀(권창영 특검)이 18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총 58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수사 기한 만료를 앞두고 이른바 '헤비테일(Heavy-tail·막판 쏠림)' 전략을 구사하며 핵심 피의자들을 대거 법정에 세웠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기소된 58명 전원이 단순 민생사범이 아닌 사실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힌 '정치사범'인 탓에, 특검팀이 180일 수사 성과를 두고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특검팀의 언론 브리핑에 따르면, 특검팀은 총 152건의 사건을 접수해 126건을 처리했으며 58명 기소했다. 이중 구속기소가 7명, 불구속기소가 51명·법인 1곳이다.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46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으로 이첩했다.

■수사 막판 무더기 기소 '헤비테일 전략'
주목할 대목은 기소의 시점과 규모다. 특검팀은 지난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의원 등 17명을 한꺼번에 기소하는 등 수사 막판에 화력을 집중했다. 권 특검은 브리핑에서 "내란세력의 역량을 분쇄하고 의지를 분쇄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대규모 기소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국가기관 수뇌부는 물론 중간 책임자들까지 내란 혐의 등에 대해 엄벌 의지를 강조했다.

사건의 면면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대형 정치·권력형 비리다. 지난 18일에는 윤석열 정부의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김 여사는 관저 공사 수주 알선 대가로 1012만원 상당의 디올 재킷 등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실무 결정권자였던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역시 직권남용 혐의로, 무자격 업체로 지목된 21그램의 김태영 대표 등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의혹과 관련해서도 지난 17일 강호필 전 육군지상작전사령관이 지구계엄사령부 설치 지시 혐의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방첩사 블랙리스트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나란히 기소됐다. 피의자 한 명당 수만 쪽의 수사 기록과 엇갈리는 진술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사안들이다.

■법조계 공소유지 난항 예상... 사건 복잡성에 인력난도
법조계가 종합특검의 공소유지 난항을 예상하는데, 이유는 범죄의 성격 자체에 있다. 통상적인 형사사건은 물증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비교적 명확하게 범죄 구성요건을 입증할 수 있다. 반면 직권남용, 내란, 알선수재 등 특검이 기소한 정치범죄는 고도의 법리적 해석과 행위자의 '고의성' 입증이 필수적이다. 예컨대 관저 이전 과정에서 김 여사의 요구와 윤 의원의 지시가 단순한 '의견 개진'이었는지, 아니면 공적 시스템을 무너뜨린 '불법적 위력 행사'였는지를 법정에서 치밀하게 다퉈야 한다. 피고인들 역시 대형 로펌을 선임해 방어권 행사에 총력을 다할 것이 예상된다.

특검팀 파견 경험이 있는 한 검찰 관계자는 "특검이 수사하는 인물 다수가 음주운전 치사 같은 단순 민생사범이 아니라, 사실관계가 매우 복잡한 정치사범"이라며 "피고인 한 명을 공소유지하는 것도 벅찬데, 이렇게 수십 명을 한꺼번에 기소하면 공소유지를 맡는 인력은 공판에 출석해 기록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물리적인 업무시간을 다 소진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력 부족 문제는 이미 특검팀 내부에서도 현실화하고 있다. 특검팀은 당초 공소유지 검사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5년 이상 법조 경력 변호사를 대상으로 '공소유지 담당 특별수사관제도'를 신설해 달라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요청해 특검법을 개정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기소권과 공소유지권은 본래 검사의 전유물이지만, 58명이라는 방대한 피고인을 감당하기 위해 민간 변호사들까지 재판정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험로가 예상된다. 특검팀 관계자는 브리핑 과정에서 향후 공판 인력 확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공소유지 특별수사관은 면접을 통해 채우려 하지만, 파견검사는 처음부터 정원을 채우기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특검에 파견 나가 장기간 이어질 재판을 전담하는 것을 기피하는 기류가 뚜렷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기한 180일은 끝났지만, 58명의 피고인과 특검팀이 벌일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빈약한 공소유지 인력으로 무장한 특검팀이 법정이라는 링 위에서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 피고인들의 혐의를 촘촘히 옭아맬 수 있을지, 아니면 '무리한 무더기 기소'라는 역풍을 맞게 될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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