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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외도피범 느는데 송환은 4년째 뒷걸음…'여권 무효화·현지 공조' 구멍

이동혁 기자,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신규 도피 대비 송환 92%→65%
여권 무효화까지 최대 수주 '공백'
중대범죄도 별도 긴급절차 없어
캄보디아 스캠조직·범죄 인프라 악용
"동남아 권역 형사사법 공조망 필요"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뉴스1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뉴스1

국외도피사범 신규 국외도피사범 대비 국내 송환 인원
(단위: 명)
연도 신규 도피 현황 국내 송환 현황 신규 국외도피사범 대비 국내 송환 인원 비율
2023년 512 470 91.8%
2024년 951 691 72.7%
2025년 1249 828 66.3%
2026년 6월 853 555 65.1%
(김준환 의원실)

[파이낸셜뉴스] 국외도피사범이 급증하면서 정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도 늘고 있지만 국내 송환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피 후 여권 효력이 정지되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발생하는 데다 여권이 무효화되더라도 현지 사법당국의 협조 없이는 신병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스캠 범죄 거점이 확산하면서 도피 초기부터 이동을 차단하고 현지 사법공조를 강화하는 '투트랙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대범죄엔 신속 무효화 필요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준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규 국외도피사범 대비 국내 송환 인원 비율은 지난 2023년 91.8%에서 올해 상반기 65.1%까지 떨어졌다. 연도별로 △2023년 91.8% △2024년 72.7% △2025년 66.3% △올해 상반기 65.1%로 4년 연속 하락세다.

해외로 도피하는 범죄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국가 간 이동을 막기 위한 초기 조치인 여권 무효화에는 상당한 시차가 발생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3년 이상 형에 해당하는 범죄로 기소·수사중지되거나 체포·구속영장이 발부된 국외 체류자의 여권을 무효화하려면 통지·공시 절차 등에 통상 1~2주가 소요된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두 차례 반납 통지와 14일간의 공시, 추가 14일의 반납 기간 등을 거쳐야 해 실제 무효화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문제는 현행 여권 무효화 제도에는 출국금지·출국정지와 달리 긴급 상황에 대응할 별도 절차가 없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기본권 제한에 신중해야 하지만 중대범죄 피의자의 해외 도피 우려가 구체적인 경우 신속히 여권 효력을 제한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여권이 무효화되면 국가 간 이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하루라도 빨리 무효화하면 도피범의 행동반경을 좁히고 수사기관이 소재를 파악해 검거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실장도 "중대범죄 피의자로 체포영장 등이 발부되고 해외 이동 경로까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경우라면 여권 효력을 긴급하게 임시 정지하는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무효화·현지 공조 '투트랙'

여권을 신속하게 무효화하더라도 해외 도피사범의 송환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수사기관은 해외에서 직접 수사권을 행사할 수 없어 도피사범의 소재를 파악하더라도 실제 검거와 국내 송환을 위해서는 현지 사법당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가 국내 도피사범의 주요 은신처로 떠오르면서 국제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검찰 고위 관계자는 "스캠 범죄 조직원들이 동남아로 도피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수사망이 느슨한 데다 동업자들이 몰려 있는 등 범죄자 입장에서는 범죄 인프라가 다른 나라보다 잘 갖춰져 있다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결국 도피 초기에는 여권 효력을 신속히 제한해 제3국 이동을 차단하고 이후 현지 사법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신병을 확보하는 '투트랙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인 도피사범이 집중되는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수사·사법공조 체계를 보다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캄보디아처럼 한국인 도피사범이 몰리는 국가에는 코리안데스크와 같은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우리나라의 여권 무효화 사실이 상대국에 신속하게 공유돼 현지에서도 사용할 수 없도록 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범죄조직이 해외를 안전지대로 삼지 못하도록 현지 사법당국과 실질적인 공조 체제를 강화하고 조기 송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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